기록광/메모

20130605

hamagom 2013. 6. 5.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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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를 소화 시키는 것마냥

태풍이 지나갈 때까지 잔뜩 움츠리고 있는 사람마냥 

아무것도 쓰지 않고 기록하지 않고 

2주를 보냈다. 

감정을 직시하거나 주목하거나 의식하게 되면

그걸 더 증폭시키게 될까 두려웠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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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바싹 붙어있지 않고도 (물리적으로든 심리적으로든) 따뜻함과 사랑, 안정감 따위를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왠지 그런 가능성을 보았다. 누가 우리 그룹이고 누구는 아니고, 누가 누구랑 친하고 그런 것들을 따지지 않고 계산하거나 불안해하지 않고 곁에 있는 이들을 신경써주면서 지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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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싫다 해서 이미 한 번 친구가 되었던 사람이 친구가 아니되는 건 아닌 것 같다. 

이건 마치 사물의 운동 원리 같은 거다. 처음에 랜덤으로 흩뿌려진 사람들의 점들은 각각의 인력 따위 때문이든 뭐든 간에 자연스럽게 모이고 끌리는 게 생긴다. 그건 어쩌면 운명과도 비슷한 거라고 말해도 될지도 모른다. 알 수 없는 이유, 라고 생각했던 어떤 끌림으로 서로에게 이끌려진 사람들은 서로 차이를 발견하고 싸우게 되더라도 어쨌든 친구인 것을 그만두게 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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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우가 위의 경우와 다른 이유? 감정이 조금 달랐기 때문이지 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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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외로 호평이어서, 그리고 꽤나 오랜만에 이런 반응을 전체에게서 받아보아서 기분이 얼떨떨했다. 기분이 좋았다. e라든가 h라든가 애들 얼굴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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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이 받아 들이지 못한다면, 이상하게도 가장 반응이 무서웠던 건 ㅎ이였는데, 그 애가 제일 적극적으로 마음에 들어했다. 지금까지 모르던 면을 알게 되어 좋다든가, 자기와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든가, 이 작업을 보고 나니까 내가 훨씬 친근하게 느껴진다든가 라는 말을 해서 놀랐다. 생각보다 사람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 같았다. 스무살 친구들은 조금 충격인듯 했지만. 나도 별일 아닌 것처럼 여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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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의 말처럼 앞으로의 작업도 이런 소스들을 가지고 갈 수 있을 것 같다. 계속해서 무엇인가를 기록하고 모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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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이 같이 계절학기 등록금 납부 안함.. 애써 신청하고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