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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11 혼자

수련수련 / 2016. 8. 11. 16:02

선생님의 말씀은 철썩같이 따르는 것이 범생이 나의 강점. 아주 어릴 때부터 그랬다. 나의 센세라고 생각하면 그냥 따른다. (대신 선생님으로 모실 수 있는가에 대해선 의심이 많은 편이다....) 엄마도 말씀하시곤 했었지. 넌 너의 그 성실함으로 꼭 무엇인가가 될 거야. 크게 될 거야. 였나. 몰라. 


어쨌든 오늘 또 일찍 안 일어나도 된다고 어제 거의 12시쯤에 잠들었다. 알람도 안 맞추고 푹 잤다. 그래도 아침에 7시 50분 눈이 번쩍 떠졌다. 평소보다 2시간 늦게 자고 2시간 늦게 일어났네.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 


집에는 인도에서 사온 천매트와 스리랑카에서 사온 약간 쿠션감있는 천매트 밖에 없다. 인도에서 산 천매트는 사실 고무?매트 위에 깔도록 만들어진 매트라서 바닥에 그냥 깔면 미친듯이 움직인다. 스리랑카에서 산 매트는 뭔가 엄청 예쁘고 귀여운데 사실상 저런 걸 요가매트라고 만들었나 싶을 정도로.... 귀엽고 예쁘기만 하달까. 차라리 피크닉 매트로 사용하면 좋을 것 같음. 


어쨌든 매트 때문에 어제부터 좀 고민이 되긴 했지만, 그렇다고 매트 없다고 수련 안 하기도, 저녁으로 미루기도 뭣해서 천매트만 깔고 수련 시작. 


코딱지만한 방에서 수련하다가 다칠까 봐 바닥을 싹 정리하고 (덕분에? 전자렌지가 침대 위로 올라갔다는...) 수련 시작. 


시작부터 땀이 너무 나고 밖에선 아침부터 왠 공사를 하는지 시끄러워서 에어컨 켜고 창문을 닫고 했다. 


하지만 역시 나는 혼자 하면 안되는 게, 자꾸 중간에 그만 두고 싶어져. (~_~) 


뭐가 잘 되고 못 되고도 잘 기억 나지 않는다. 매트가 우글우글 춤을 춰서 흐름도 끊기고. 오늘 학교에서 매트 가져와야지. 내일은 반드시 고무매트를 깔고 하리다. 오늘의 신나는 점은 백밴딩과 시르사사나. 


백밴딩은 어제 h샘이 알려주신대로 스윙스윙하면서 손으로 걸어왔는데 생각보다 많이 걸어와져서 신기했다. 그치만 오래 호흡을 버티지는 못함. 


시르사사나가 대박이었다. 무릎 굽힌 상태에서 25호흡 해봐야지 라는 생각을 갖고 시작했는데 한 세번째 시도만에 25호흡을 안정적으로 한 것! 그래서 욕심이 나버려가지고 ㅋㅋㅋ 다리를 좀 올려봐야지 천천히~ 라는 생각으로 아주 천천히 올려 보았다. 앞구르기를 이미 2번이나 한 상태여서 ㅋㅋ 차라리 발을 좀 바닥쪽으로 유지하면서 다리를 펴야 겠다는 계산을 하며 천천히 올렸는데. 내 생각으로는 일자로 편 것처럼 느껴지는 상태까지 갔다. 그 상태에서 그래도 3-4호흡 정도 하고 내려왔는데, 영상으로 촬영해둔 것을 확인해보니 일자는 무슨 ㅋㅋㅋㅋㅋ 애매하게 꺾인 꺽쇠 모양이었다. 음 160도 정도랄까. 어쨌든 신기했던 건 오늘 시르사사나는 시작할 때부터 몸이 아주아주 가볍게 훅 하고 올라갔다는 점과 발란스가 꽤 안정적이어서 안간힘을 쓰지 않아도 되었다는 점이다! 신나. 

스리랑카에 가 있는 나의 작업실메이트에게 메세지와 영상까지 보내며 자랑했다.... 작업실에 같이 있을 때도 맨날 궁금해하지도 않는데 "야 나 자랑해도 돼?"라고 운을 떼며 오늘은 10번을 셌네 어쩌네 했었기에... 친구는 나의 '묘기'를 신기해 해주었다. 님 돌아오기 전까지 일자가 될테다! 라고 선언했다. 

Posted by hamag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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