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 멀리멀리 가서 짱 박혀 있고 싶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오늘은 첫눈이 왔다. 수업중에 창밖을 봤는데 하얀뭉치가 펑펑 내려왔다. 여느때와 같이 교수님과 함께 열 명 남짓한 인원이 둘러 앉아 있었는데, 나도 모르게 턱을 떨구고 '아!'하고 소리를 내었다. 갑자기 너무 신이 난 나머지 '눈눈' '눈와요' '눈와' '눈' 따위의 문자를 마구 보냈다. 쉬는 시간 주세요 쉬는 시간. 눈이 쌓이면 안되는데 하고 걱정부터 하시던 소녀같은 교수님이 쉬는 시간을 주자마자 구름다리로 우르르 폴짝 달려나갔다. 눈으로 뛰어들어 사진을 스무장쯤 찍고는 매점에 가서 꼬꼬면을 사먹었다. 눈 오는 날엔 꼬꼬면이지!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