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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일 파리 불법 체류기라는 서브타이틀에 끌려서 목차를 살펴보게 된 책. 목차를 보고 이들 여행의 대략적인 개요가 내 머릿속에 대충 그려지자, 자루와 나의 이야기와 유사하게 느껴져서 구입하게 되었다. 

지금은 첫번째 꼭지를 다 읽은 상태. 지은이의 대학생활이 어땠고, 현실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생각이 어떠한지, 프랑스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이런저런 얘기들이 섞여 있다. 문득 내가 프랑스에 있을 때 했던 생각들을 떠올리면서 또 다시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그때는 혁명을, 자유를, 예술을, 탈권위를, 무정부를 상상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모르겠다. 중심이 사라진 똘레랑스랄까. 극단적 상대주의라고도 할 수 있을까. 그때는 나의 '방황'이나 '혁명적 삶에 대한 고민에 의한 경험' 등을 포장해서 다시 현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독특한 위치를 점하며 '성공'하는 것이 야비하다고 생각했다. 순수하고 고고하게 예술가적으로 상업적 성공(그게 대체 뭔지 잘 모르겠지만)을 하는 것은 용납할 수 있어도 특이한 이력을 내세워 이목을 끄는 것 얍삽해보였다. (길위의 학교이던가, 그런 책을 냈던 사람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고 있다. 결국은 다시 돌아오는 삶이 싫었던 건가.) 그래서 언니가 내게 프랑스에 있을 때의 일을 책으로 쓰라고 했을 때에도 콧방귀를 뀌었더랬다.

그런데 지금은, 정말 이도저도 아니다. 학교를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고, 인생을 생각하면 그만하고 싶다. 그래도 간간이 마음속에 떠오르는 건 파리, 햇볕이 가득 들어오는 커다란 창문이 남쪽으로 뚫린 코딱지만한 스튜디오, 수십가지 요거트들 중에 무얼 다음주 아침식사 때 먹을까 고민하던 일 따위. 나는 거길 가면 즐거울까. 마냥 즐겁지만은 않겠지, 그쯤은 알고 있다. 그래도 여기보다 나은 것들이 있을까. 이들은 파리에서 무얼 했고, 어떤 걸 느꼈고, 어떤 마음으로 한국으로 돌아왔는지 궁금하다. 



Posted by hamag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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