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중이어서 emotional 한 걸까
아니
가끔 생각한다.
가끔 눈물이 날 것처럼 감사하고 아름답다고 느낀다. 지금의 하루하루가.
가볍게 맥주 한 잔을 하거나 아침 해가 뜰 때까지 진탕 마시고 순대국을 먹고 헤어지거나 클럽에서 밤새도록 춤추고 맥모닝을 먹을 사람들이 이렇게 옆에 많다는 것이 감사하다. 지리산으로 굴업도로 제주도로 이박삼일이고 일주일이고 함께 떠날 수 있다는 것.
이 사람들과 시시콜콜한 학교 얘기와 드라마, 연예인 가십부터 복잡한 가정사와 앞으로의 결혼과 가족 계획, 그에 대한 생각, 작업에 대한 디테일한 의견과 고민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 가끔 신기할 정도로 감사하다.
심지어 그런 사람들이 한두 명이 아니라는 게 말도 안 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엊그제는 카페에서 y와 맥주를 각자 한 병 두 병 세 병 마셨는데 마시다보니 지나가던 yy과 맥주 한 잔만 하자고 연락이 온 j, y에게 형 뭐해요라고 문자가 온 d까지 다섯이서 포차에서 다시 여덟 병 정도 마셨다. 그날의 대화가 전부 기억나지는 않지만, 좋다 다행이다 고맙다 라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앞으로 다시 없을 수도 있는 이 느슨한 공동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