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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12.25 안녕
  2. 2016.09.12 따릉이 전시투어 포부
  3. 2016.08.14 간만에 드럽게 지루한 닥칠 줄 모르던 입 그리고 술
  4. 2016.08.04 himym drinks
  5. 2016.07.21 느슨한
  6. 2016.06.26 작가-기획자
  7. 2016.06.18 음악듣기
  8. 2016.05.28 go go
  9. 2016.02.28 이리카페, 또?
  10. 2016.01.26 코코넛오일비누 + 천연화장품

안녕

주제없음 2016 / 2016. 12. 25. 19:54

선생님이 거의 혼자서 

한 시간을 말하고 나서


안녕


이라고 말하는데 눈물이 났다



소중하게 해 

하나하나 present 할 때마다.


네가 알고 두 명의 totally international 작가들은

파티에 가면 걔네들 주변에 사람들이 몰려있어 

얼마나 intellectual 하고 박학다식한지 

테이블에서 자기가 중심이 되어서 이야기를 막 하고 있어 

이런저런 사람들이 일단 매료가 되어서 막 친구가 되고 싶어해 


파티에서 살아남는 자가 international 해질 수 있다



너는 여러 가지 면에서 매력이 있으니까 

공부도 좀 하고 소양을 길러서 

책도 좀 읽고 

술 마시고 소리 지르고 그러지 말고

잘 할 수 있을 거야 

곱슬머리를 착 풀고 나타나면 얼마나 예쁘겠어 




큰 그림을 그리고 world를 생각하면서 

한국에서, 서울에만 머무르면서 하려고 하지 말고. 





꿈 같은 한 해였다. 

존경하고 사랑해마지 않는 작가

작업이 너무 아름답고 사랑스러워서 내 작업도 아닌데 나에게 너무 소중했던, 

만나보기만 해도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이만큼 또 나를 매력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벅차서.

이건 뭐 거의 연애하는 건가, 싶을 정도로 마음이 꽉 차서 당황스럽기까지 하네. 

선생님이 이제 미국으로 돌아가도 잘 할 수 있겠지. 헛헛하지 않고 잘 해서 부끄럽지 않은 제자가 되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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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되는 포부이지만. 따릉이 전시투어 루트를 만들어봄. 

전시폭탄 가을 ^__^



동묘앞역에서 내려 - 케이크갤러리(이세준) - 동묘앞역 1번 출구 뒤 따릉이 탑승 시작 - 두산아트센터(유목연) - 원앤제이 도착 전에 따릉이를 근처에서 한 번 반납하고 재대여 추천(ex. 포르투갈 대사관 앞) - 원앤제이(이정) - 아트선재(정서영 이불 김소라)  - 따릉이를 국현에서 한 번 반납 - 국립현대(올해의작가상) - 따릉이 국현에서 재대여 -  아라리오(김구림) - 학고재(이용백) - 국제(아니쉬카푸어) - 청와대 가는 오르막길을 신나게 달린다 가방검사는 옵션... - pkm(배영환) - 청와대 앞길을 라이딩한다/ 살짝 돌아가긴 하지만, 시간이 너무 없으므로 청운초교앞에서 한 번 반납 후 재대여 - 사루비아다방(이지유) - 시청각(정서영) - 따릉이 경복궁역에서 반납 후 재대여(아라리오부터 경복궁역까지 시간이 너무 촉박하기 때문에 한 번 추가요금 문다고 생각하는 것도 정신건강에 좋을듯 or 청운초교 한 번 들르기) - 광화문에서 반납해두고 일민 들어가기 - 일민(김용익) - 광화문에서 재대여 - OCI(구현모, 김기철, 김미경, 김윤수, 도윤희, 박진아, 서동욱, 이해민선) - 현대(이건용) - 175 - 따릉이 풍문여고 앞에서 반납 


하지만 이렇게 돌면 아마도 아침 10시부터 시작해도 힘들 수도...호홓..


번외로 다녀올 것 : 

아르코(서용선)

풀(권용주)

서울시립(미디어시티서울)

에르메스(정금형)


광주...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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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그다지 가고 싶지 않았는데 왜 갔을까. 

계속계속 후회중.

누구나 싫어하겠지만 나도 정말 싫어하는 것: 시간 낭비 - 돈 낭비 - 재미없음 - 건강까지 잃기



1.

어쨌든 드럽게 재미없는 놈 두 명을 만났다. 

별로 친하지도 않고 몇 번 만난 적도 없다. 

그중에 한 명은 특히나 인상이 아주 별로고, 하고 다니는 것도 별로고, sns에서 하는 짓거리도 별로인 놈이다. 

나머지 한 명은 좀 찌질하고 소심하고 자격지심이 많아서 오래 대화하는 게 피곤하지만 착하기는 한 것처럼 보이는 사람. 


앞의 사람을 A, 뒤의 사람을 B라 칭하기로 한다. 




2. 

18h30정도에 A와 B를 만나서 어디를 갈지 고민하다가 19시가 안 된 시각에 오징어바다에 갔다. 

그 집은 회가 별로 맛없고 연어는 더 맛없는데 가격은 싸지도 않고 양도 많지 않아서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만, 

산뜻한 걸 먹고 싶다는 A의 주장에 가게 됐다. 

우럭+광어 세트를 시켰다. 




3. 

A는 입을 닥칠줄을 모르고 계속 떠들어댔다. 

B는 닥치지 않는 A가 아주 익숙한듯, 한 마디도 하지 않고 가만히 술을 마셨다. 

A는 나에게 조언을 구하는듯 지치지 않고 말을 하면서 계속 내 팔을 툭툭 쳤다. 

친하지도 않고 재미도 없는 사람이 자꾸 팔을 치니까 짜증이 났다. 



4. 

A는 7살 연상의 여자친구가 있는데 

둘이 연애를 시작한지 1-2개월 정도 되었을 때 A가 여자친구에게 나는 결혼할 생각이 없으니 네가 결혼할 상대를 만나게 되면 나를 부담없이 떠나라, 고 했다고 했다. 그 말이 자기는 배려 차원에서 한 말인데 여자친구가 매우 서운해 했다고 했다. 혼기가 한참 지난 여자친구를 배려한 것이라고. 자기가 그렇게 잘못한 것인지, 삼십대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단다. 


나는 일반적인(그런 게 있다고 치고) 삼십대가 가지는 결혼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그건 잘 모르겠고. 굳이 말하지 않아도 서로 알만한 일을 당신이 부러 여자친구에게 말할 필요는 없었다고 본다. (이렇게 말하면 또 배려였다는 이야기 사이클 반복.) 당신 여자친구가 7살 어린 당신을 만나는 것은 그 사람의 선택이고, 당신 말고 진짜 결혼하고 싶은 괜찮은 사람을 만나게 되면, 당신이 그렇게 허락하든 말든 떠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모든 일은 실제로 닥쳤을 때 각자가 생각하고 결정하게 될 일이다. 그렇기에 굳이 말할 필요가 없었던 문제라고 생각한다. 


보통의 뇌 프로세스가 가능한 인간이라면 사실, 이 정도 말해줬으면 다른 얘기로 넘어가야 정상인 것 같다고 나는 생각한다. 자기가 한 말과 질문에 답을 했으니까. 근데 똑같은 말을 계속 반복. 지겨워. 말이 왜 이렇게 많아! 라고도 말하고, 똑같은 얘길 몇 번 하느냐고도 했지만 전혀 안 먹힌다. 회도 다 먹고 매운탕도 다 먹어서 자리를 이동해야 했을 무렵, 20시 30분 정도였다. 나는 집에 가겠다고 했다. 이런 자리에서 내 시간과 돈을 쓰는 것이 아까웠고, 무엇보다도 너무 지루해서 더 있고 싶지 않았기 때문. 


재미없어서 가야 겠다고 말했다. 아 잘못 말한 건가. 재미없다는 말에 A가 집착한다. 내가 재미없어요? 아니 왜??? 아니, 재미가 없다는데 이유가, 뭐라고, 말해줘야 하나.



5.

괜히 마음이 약해져서 22시까지만 있기로 하고 2차를 갔다. 

A는 더 혼자서 질주하며 입을 닥칠줄을 몰랐다. 이번엔 예술에 대한 얘기. 동문반복의 연속. 대화는 99.9:0.1 비율로 진행된다. 사실상 대화라고 할 수 없음. 목소리는 또 얼마나 큰지. 내가 대꾸하거나 말을 할라 치면 자꾸 큰 목소리로 말을 잘라먹어서 몇 번이나 말 자르지마, 조용히 해 라고 말했다. 그래도 닥치지 않는다. 뭐지 입에 귀신 들렸나. 


대화가 아니어서 재미가 없고, 그 일장연설의 내용이 구려서 지루했다. 

모든 걸 이분법적으로 나누고 자꾸 나에게 선택하라고. (앞서 말한 문제에선 결혼을 하겠냐 안 하겠냐 였던 것 같고.) 이번엔 무슨 대기업이 당신의 아트를 지원해준다고 한다, 돈을 얼마를 준다고 하면 그걸 할 거냐. 

근데 질문들이 하나 같이 멍청한 게, 아무런 구체성이 없는 거. 돈의 액수가 아니라 조건이 중요한 건데. 그리고 기업이 제시하는 조건뿐만 아니라 그런 제의를 받는 상황의 나의 조건도 중요한 거고. 내가 지금처럼 가난하지만 먹고는 살고, 작업이 즐거운 상태고 기업의 조건이 좀 안 맞는 것 같다면 거절할 수도 있다. 근데 또 기업의 조건이 다소 안 맞더라도 내가 이런 생활에 너무 오래 지쳐있다거나 갑자기 부양해야 할 가족이 생겼다거나 건강상 이유로 돈이 많이 필요하게 됐다거나 하면 또 상황은 다를 수 있는 것 아니냐. (근데 이 자식 머리 나쁜 걸 내가 먼저 캐치했어야 했는데, 이런 예시를 친절히 들어줘도 앵무새처럼 똑같은 말만 했다.) 


그러면서 예술가의 곤조가 어쩌고. 곤조를 부리지 말라는 둥. 나는 예술가를 존중해, 나도 미술 해봤고 그렇기 때문에 알아. 이딴 소리만 지껄이는데. 아, 전형적인 '필사적으로 해보지도 않고 지레 미술을 포기하고서 작업을 지속하는 사람들에 대해 자격지심과 열등감을 가진 종류'라는 것을 깨달음. you cannot be helped. 하아 집에 간다고 간다고 하는데 얼마나 귀찮게 하던지. 차라리 예의를 차리지 말고 그냥 튀었어야 했다. 3시간 정도 같이 있었는데 진짜 세상에 그런 시간+돈+정신 낭비가. 그치만 오랜만에 경험하는 멍청함에서 비롯되는 짜증스러움이었다. 



6. 

술은 이제 먹지 않기로. 

이 날도 많이 마시지 않았는데 이틀 후까지도 두통이. 

술 먹고 난 다음에 오는 머리의 어지러움이 싫다. 

이렇게 갑자기 사람이 바뀌어도 되는 건가 싶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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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mym drinks

주제없음 2016 / 2016. 8. 4. 20:12

* gin

not talking, awkward

drink that will start a fight


* whisky

emotionally vulnerable, pathetically honest

that turns subtext into text


* daiquiri

up and having fun


* brandy

forgive each other


* tequila

never drink tequila~


* beer

calmed down and made up 



전부 다 내가 좋아하는 술들. 브랜디는 빼고. 브랜디를 안 마셔봤네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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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슨한

주제없음 2016 / 2016. 7. 21. 09:01

생리중이어서 emotional 한 걸까

아니
가끔 생각한다.
가끔 눈물이 날 것처럼 감사하고 아름답다고 느낀다. 지금의 하루하루가.
가볍게 맥주 한 잔을 하거나 아침 해가 뜰 때까지 진탕 마시고 순대국을 먹고 헤어지거나 클럽에서 밤새도록 춤추고 맥모닝을 먹을 사람들이 이렇게 옆에 많다는 것이 감사하다. 지리산으로 굴업도로 제주도로 이박삼일이고 일주일이고 함께 떠날 수 있다는 것.

이 사람들과 시시콜콜한 학교 얘기와 드라마, 연예인 가십부터 복잡한 가정사와 앞으로의 결혼과 가족 계획, 그에 대한 생각, 작업에 대한 디테일한 의견과 고민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 가끔 신기할 정도로 감사하다.
심지어 그런 사람들이 한두 명이 아니라는 게 말도 안 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엊그제는 카페에서 y와 맥주를 각자 한 병 두 병 세 병 마셨는데 마시다보니 지나가던 yy과 맥주 한 잔만 하자고 연락이 온 j, y에게 형 뭐해요라고 문자가 온 d까지 다섯이서 포차에서 다시 여덟 병 정도 마셨다. 그날의 대화가 전부 기억나지는 않지만, 좋다 다행이다 고맙다 라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앞으로 다시 없을 수도 있는 이 느슨한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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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기획자

주제없음 2016 / 2016. 6. 26. 16:56

지금 화가 났다. 왜 화가 났을까. 정체불명의 전시포스터는 지난주부터 학교에서 봤다. 아는 작가 이름 하나, 아는 이론과 이름 두 개. 동양화 수업이라도 함께 들었나 싶을 정도로 접점을 찾을 수 없는 이름들의 나열이었다. 그런데 또 전시 장소는 유명작가의 작업실이다.

의문에 불과했던 것이 일종의 분노로 바뀌게 된 이유는 오늘 페이스북에서 본 그 전시의 설명 때문이다. "작가와 기획자 간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듯한 흐름 속에서"라는 말이 첫 번째 분노의 포인트였고, "아리송한 위치의 7인"이라는 표현이 두 번째 포인트였다.

일단 작가와 기획자 간의 경계가 모호해진 것도 아니고, "모호해지는 듯한" "흐름 속에서"라는 말 자체가 너무 비겁하고 무책임하다. 그래 책임을 유보하는 말투는 그냥 귀엽게 넘어갈 수 있다. 그러나 역시 너무 쉽게 작가와 기획자 간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것은 화가 난다. 이건 지난 오월 교내에서 있던 전시에서도 나를 분노하게 했던 지점인데 그걸 그냥 답습하고 있는 모습이 꼴보기 싫다.

경계를 무너뜨리는 게 싫은 이유는 잘 생각해보니 나의 "작가주의"의 폭발이다. 작업은 매순간 하나하나의 선택들에 의해 탄생한다. (탄생이란 말이 과하게 느껴지지만 지금은 작가주의 폭발이니까 그냥 쓰기로 한다.) 그 선택들은 작가의 미학적 결정들이고 미술언어이다. 물론 고민 끝에 자기 언어로서의 결정들을 하는 것이 아니라, 미술처럼 보이는 것을 하는 사람들도 너무 많기 때문에 이 부분은 좀 tricky하다. 하지만 이런 결을 살피고 알아차리는 것이 기쁨이고 감상자의 역할이라 생각하는데. 기획자는 소위 일반 감상자보다 더 미세하게 알아보고 기뻐하고 보다 넓은 맥락에서 작가를, 작업을 위치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작가를, 작업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에 대한 하나하나의 결정들이 기획자의 '작업'이다. 그것이 기획자의 언어일 것.

터프하게 말하자면, 작가는 전시에 '작업'으로 '기여'한다. 기획자는 기획으로 기여해라. 왜 이름을 포스터에 작가랑 똑같이 박는 일에만 관심이 있는 거야?

이런 맥락에서 7인이나 되는 기획자는, 작업을 내놓지 않았으면 무얼 내놓았느냐는 것. 어떻게 "아리송한 위치의 7인"이라 퉁치냐는 것. 어떻게 자기 위치를 찾지 못하고 전시를 하는지 너무 궁금하다.

전시는 가볍지 않다. 긴 작업의 과정에서 단면을 잘라서 보여주는 것이다. 전시의 순간엔 과정이라는 변명이 없다. 어찌되었든 전시를 한다는 결정을 했다는 것은 일시적이나마 어떤 완결을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그 상태를 보여주고 그 상태에서 일종의 판단도 받는다. 아리송한 위치 같은 거에서 전시를 하는 작가란 없다. (있기야 있겠지만 어쨌든 자기 쪽팔림도 모르는 사람을 뭐 어떻게 하겠는가....)

작가 한 명 데려다 두 명이 엎혀가는 것도 열받았는데, 한 명에 7인이나 묻어가는 건 너무 하지 않나. 정말.
이용하지 말자
관행처럼 아무렇지 않게 답습하는 것 진짜 하지 말자


그리고 오늘의 사이다: 나의 옛스승이랄까 하는 페인터의 페이스북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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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듣기

주제없음 2016 / 2016. 6. 18.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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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c-h을 생각하면 그 애가 참 반짝거린다는 생각을 한다. 이 친구와는 함께 해외봉사를 다녀오기도 하고, 여행이나 산행을 간 적도 있다. 밥도 가끔 먹고 술은 자주 마신다. 하지만 아무래도 나름대로 친하지만 '친한 친구'라고는 그다지 생각하지는 않는, 나름대로 가까운 친구다. (이런 순간에 내가 역시 조금 엄격한가 하고 고민을 하게 된다. 하지만 사실이 그러한 걸.) 


올해엔 함께 전시를 준비하는 직책을 맡았기에, 겨울부터 자주 만나서 회의도 하고 밥도 먹는다. 회의를 할 때 자기 작업 생각에 빠져있어서 화를 불러 일으키거나 컴퓨터 사용이 아주 느려서 답답하기도 하다. 말은 원래 어눌한 친구고 그래서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공지글도 매끄럽게 작성하지 못한다. 이런 친구가 아주 반짝거릴 때가 있는데, 그건 자기가 좋아하는 영화나 만화, 좋게 본 전시나 작업 이야기를 할 때다. (물론 노래를 할 때도 아주 매력적이지만 반짝 거리지는 않는다. 반짝보다는 귀엽다 정도.) 이건 몇 번인가 느꼈던 적이 있는데 어제도 스펙트럼 얘길 한참 하며 반짝반짝 빛이 났다. 나는 전반적으로 그 전시를 재미없게 보았기 때문에, 흥미롭게 들으면서도 그 친구가 반짝거리는 걸 더 신기하게 관찰했다.


그리하여 오늘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과 음악을 들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네이버뮤직 이용권을 결제했다. (대체 몇 년만의 음악앱 이용권 구매인지 알 수 없다.) 역시 나는 구식이라 음악앱을 사용할 때도 앨범 단위로 들어야 직성이 풀리는데 내가 그간 뭘 좋아하고 어떤 게 내 귀에 편한지 다 잊어서 한참 헤매고 있다. 


누가 툭 치면 툭 하고 차르르 내가 좋아하는 것을 반짝거리며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거참 목록을 만들어 외울 수도 없고 그저 열심히 좋아하면 자연스러울 일을 부러 애쓰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 그런데 나는 기억력이 별로 좋지 않아서 아주 아-----주 많이 들은 음악도 '어 이거 내가 좋아했던 건데'라는 생각은 전주 3-4초만에 들지만 그것이 무엇인지는 절대 기억할 수가 없다. 


++ 그런데 정말 가사도 못 외우고 음악도 기억 못하는 내가 교회 노래는 기가 막히게 기억하는 이유는 뭘까. 이건 그냥 미스테리. 


+++ TDCC 새 앨범이나 나왔으면. 


++++ 생각해보니 예약주문까지 해서 샀던 리버틴즈 신보는 충분히 듣지도 않고 처박아 두었네. 그건 내 잘못이 아니라 너희들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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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go

주제없음 2016 / 2016. 5. 28. 10:34

바쁜 일이 끝났고 한 챕터가 마무리 되었다. 예상 외로 좋은 결과를 얻었다. 일주일 동안 푹 쉬었다. (수업을 두 개밖에 안 들어갔네...)



다시 시작이다. 그런데 한숨이 나오는 게 아니라 결의와 기쁨으로 가득 찬 그래! 다시 시작이다! 이다. wow. 작업하면서도 느꼈지만 이건 신기한 경험이었다. 새로운 era의 시작이다. 내가 나에게 준 숙제처럼,은 끝이 났다. 작업을 하는 동안 재미있었고 행복했다. 다른 사람들이 얼만큼 이해하거나 받아들일까가 궁금했지만 그것이 아주 중요하지는 않았고 그것이 나를 초조하게 하지도 않았다. 


나에게 왜 이런 행운이 계속 따르는 걸까 고민이 될 정도로 인생에선 좋은 일들이 일어난다. 더 이상 가르치는 일은 하지 않겠다고 한지 10년이 넘고 한국에 살지도 않는 사람이-그런데다 미술인생?상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인 사람이-학교에 오고, 선생님이 된다. 나는 학교에서 이 사람에 대한 작가론을 5페이지에 걸쳐 쓴 적이 있고, 이 사람의 책은 3권을 가지고 있다. 심지어 작년에는 인터뷰 요청 겸 팬레터를 보낸 적도 있다. (허나 답장을 받지 못한 뼈아픈 기억..) 내가 어시를 해도 좋겠다고 생각한 유일한 작가이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가끔 이 사람이 말하는 걸 보고 있으면 그 자체로 경이롭다. 이 사람이 내 눈앞에 있고, 이 사람이 말하는 것을 직접 듣고 있다. (이따금 나는 너무 팬심으로 가득차서 하트를 뿅뿅 보내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침에 눈을 뜨니 간밤에 선생님에게서 문자가 와있었다. 7개의 문장들 중 첫문장은 다른애들이 속상할까봐 아까 말 안했지만 으로 시작했고, 마지막 문장은 I am proud of you 였다. 


좋은 작업하고 싶다. 계속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선생님에게 부끄럽지 않은 제자가 되고 싶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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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카페, 또?

주제없음 2016 / 2016. 2. 28. 23:04




누가누가 오래 이곳을 찾았는지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지만, 어쨌든 나는 이리가 산울림 쪽에 있을 때 처음 가보았다. 2006년말이었거나 2007년이었다. 2007-2009년까지는 매일 같이 들락날락 했던 것 같고, 2009년에 갑자기 그때 당시엔 아웃오브노웨어처럼 느껴지던 상수로 이사를 갔다. 원래 이리가 있던 자리가 신촌과의 거리 등을 생각해보면 훨씬 접근성이 좋았고, 2010년에는 한국에 없었으니 상수로 가는 일은 그리 많지 않았다. 2011년에 조금 갔으려나. 어차피 2012년엔 서울에 없었고, 2013년부터는 서울의 북동쪽에 짱 박혀있으니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있는 곳으로 이리가 찾아온 것은 너무나 신기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머지 않아 그 길이 홍대나 상수보다야 더디겠지만, 그래도 머지 않아 그 길이 또 카페와 술집으로 가득해지지 않을까 하고 기대?하기도 했다.) 아무런 포인트 없이 내가 이리를 갔었다는 말만 늘어 놓았다. 음 그치만 테이크아웃드로잉은 잘 공감할 수 없는 부분이 있기도 했는데 이건 좀 아닌 것 같다. 도대체 얼마나 더 많은 스타벅스와 H&M과 포레버21이 생겨야 만족할런지. 서울 전체가 명동이 되길 바라는 거냐? 그만 좀 해라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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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아주머니가 예쁜 주방에서 예쁜 비누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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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심플하게 산다>와 도미니크 로로의 책, <우리 집엔 아무것도 없어> 등을 읽고 어마무시하게 많은 물건을 버리고, 남들에게 주고, 팔았다. (처음엔 집, 그 다음엔 작업실, 어제는 오래된 서류상자 일일히 확인해가며 쓸데없는 종이 버리기. 오늘 다시 작업실 복도쪽에 쌓여있던 상자 두 개 더 해치움.) 아 그리고 오늘 드디어 숙원사업이었던 TV도 버렸다. 약간 버리기병 걸린 것처럼 버리고 나면 너무나 뿌듯한 것. 


그리고 자주 들여다보고 있는 것은 천연화장품 만들기인데. 지대넓얕에서 김도인의 취미편을 듣고 난 뒤 흥미가 생겼다. 다만 한국 사이트에서 검색하면 너무 어렵고 기구와 재료도 너무 많아 보여서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런데 구글링 하면서 보니 쉬워 보인다. 왜지?_? 내가 본 것들이 간단한 것일 수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나도 최소 5-6개 사이트는 보았단 말이다. 근데 이를 테면 상기 동영상만 봐도 그렇다. 비누 만들기 재료는 = 코코넛오일 + 가성소다 + 물. 이것은 심지어 비율만 다르게 해서 얼굴용 비누 / 세탁 비누 / 샴푸용 비누로 만들 수도 있단다. 


그리고 또 하나는 로션바인데, 이것은 대체로 코코넛 오일 : 시어버터(또는 코코넛버터) : 밀랍 = 1 : 1 : 1 인 것이다. 그냥 중탕해서 섞고 몰드에 넣으면 끝! 밀랍 비율을 높이면 더 단단해지고, 코코넛 오일 비율을 높이면 부드러워진다는데 그런 비율 차이만 있을 뿐 + 에센셜 오일 옵션이 있을 뿐 너무 간단하게 만들어버리고 있다! 


헌데 한국 사이트 검색만 하면 자기만의 레시피라고 하면서 함량은 안 알려주는 블로그가 태반이고, (만들었다고 자랑은 하는데 정보는 안 주는.....그런 것....?) 일단 기본적으로 훨씬 복잡하다. 재료이름도 막 어렵고 그렇다. 그렇지만 역시 재료이름이 어렵고 재료도 다양하니까 더 전문스러워 보인다. 어쨌든 조만간 비누도 만들고 샴푸비누도 만들고 세탁비누도 만들고 로션바도 만들고 싶다!!



+

라벤더 오일 넣은 로션바

http://www.onegoodthingbyjillee.com/2015/04/make-your-own-mini-lavender-lotion-bars-for-dry-skin.html


이것은 로션바가 아니라 로션이라는데!

http://wellnessmama.com/3765/homemade-lotion-recipe/


Posted by hamag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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