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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일본에서 한국인으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여자로 남자를 상대하는 일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지금, 일상적으로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는 문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물러설 수 없는, 물러서면 안 되는, 내가 더 똑똑하게 입장 정리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그렇지 않으면 지금껏 싸워온 역사를 배반하는 것이 되고 그 시간을 배반하는 것이 되고 수많은 사람들을 배반하는 것이 되는 듯한 느낌. 너희들이 그간의 역사를 모르고 있다는 것을 보고 그것을 최대한 알기 쉽게, 그러나 신경에 거슬리지 않게 설명하는 나를 발견하고, 그런 설명을 해야 하는 상황이 달갑지 않게 되고 피곤하게 되고. 설명하는 와중에 문득 드는 생각은, 이걸 내가 왜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어야 하지? 이 정도는 네가 공부하면 안되겠니? 그래서 사실은 대한민국이 얼마나 좆같은지 매번 느끼면서도, 외국에서 사는 수고스러움은 피하고 싶은 마음. 내 존재가 이 땅에 존재해도 되는 이유를 매번 증명해야 하는 삶은 얼마나 피곤했던지. 


그리고 다시 나의 파트너. 사실은 이 사람, 수십년 간, 아니면 인생에서 몇 번 만나기 힘든 엄청난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 역시 좋은 대화에는 국적도 나이도 성별도 사는 곳도 언어도 관계가 없다는 것. 소위 말하는 '서양애들'이라고 해서 기본적인 인간에 대한 예의나 관심, 상대의 말을 들을 수 있는 능력, 자신의 사고를 돌아보는 능력이 있는 것은 절대절대절대 아니었기 때문에. 



사실 야키토리집에서 심한.,말을 들었다. 농담식이었지만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고 아무래도 그랬기 때문에 이상하게 아무에게도 말을 하지 않은 말.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주인장에게 나를 더러 "영어도 한대~ 일본어도 잘 하는데"라고 말했을 때 그 주인장이 했던 말은 "그럼 한국은 옛날에 일본이었는걸"이었다. 그건 다소 생경한 굴욕감이었는데. 그 이후에 그 집엔 한 번 더 갔다. 편안한 분위기가 좋기 때문이고 야키토리와 생맥주가 맛있기 때문이긴 한데 왜인지 굉장히 진 것만 같다. 


그날 카운터석에 앉은 다른 아저씨들 중, 전쟁 당시 일본의 여성들도 미군에게 폭행을 당했다. 우리는 그걸 가지고 말하지 않는다. 근데 왜 한국은 일본에게 그러느냐 라는 말을 했다. 그땐 너무 황당+당황했고, 주인아저씨가 정치, 종교 얘기는 하는 것이 아니라고 해서 넘어갔는데, 생각할수록 웃긴다. 그 아저씨가 말하는 '우리'는 사실 일본남성이지. 제국주의와 맨은 역시 뗄레야 뗄 수 없다.,, 네가 뭘 아냐. 알려고도 하지 않는 주제에. 


아무튼 마음에 쏙 드는 나라도 없을 뿐더러 존재증명해가면서 살고 싶지도 않고. 나는 어디서 어떻게 지내면 좋을지 가르쳐줄 사람.. 



+ 문득 뉴욕 한인클럽에서 본 못생긴 남자애들이 생각나네. 왜인지.


++ 애인이 독일에서 온 지인으로부터 생리컵을 사주었는데, 멋지다고도 하고 싶지가 않다. 그런 것으로 우쭐대게 하고 싶지 않은 비뚤어진 마음이랄까.. . . 어쨌든 다음달 생리를 기대해본다. 

Posted by hamag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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