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앤드루 포터
콜린이 자는 동안 나는 팔꿈치를 괴고 누워 그를 바라보았다. 그런 순간이면 그의 얼굴은 언제나 더없이 온화하고 순해보였고, 그러면 나는 기숙사방의 희미한 불빛속에서 그가 언젠가 나와 결혼할 남자가 될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이것은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의 느낌과는 아주 다른 감정이다. 나는 내가 그를 사랑하는지 확신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가 잠든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나는 내가 남은 생을 그와 함께 보낼 수 있으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는 그와 함께 가정을 일구고 그에 곁에서 늙어갈 수 있었다. 그와 함께라면 그런 모든 것을 할 수 있으리라는 것을, 불행하지 않을 수 있으리라는 것을 나는 알았다.
로버트와 콜린.
그날 저녁 내가 늦게 로버트의 아파트에서 돌아왔을 때 기숙사 방문 앞 복도에서 콜린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소속 수영팀 운동복 차림이었고 책을 읽고 있었다. 내가 문가로 다가가는 모습이 보이자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미소를 지었다. 나는 그의 눈빛에서 내가 어디 있었는지 염려하는 마음을 읽었고, 그가 아무말없이 내 손을 잡고 벽에 기댄 내게 키스했을 때 나는 나에 대한 그의 사랑과 그의 두려움을 고스란히 다 느낄 수 있었다. 그는 밤새도록이라도 나를 기다렸을 터였다. 나는 내가 돌아왔다는 사실이 그를 안심시켰고 그것으로 인해 그가 나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돌연 확인했음을 깨달았다. 뭔가 의심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안그랬을리가 없다고 생각되지만 그는 내게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나는 키스가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아주기를 바라면서 그저 그에게 키스를 하려 했고 그는 나의 키스를 피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