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hamagom

카테고리

salut (494)
주제없음 2020 (0)
주제없음 2019 (1)
주제없음 2018 (7)
주제없음 2017 (11)
주제없음 2016 (15)
주제없음 2015 (20)
주제없음 2014 (17)
주제없음 2013 (24)
주제없음 2012 (8)
주제없음 2011 (2)
주제없음 2010 (1)
주제없음 2009 (3)
주제없음 2008 (2)
수련수련 (53)
갸르릉 (0)
프랑스생활기 2010 (21)
얄팍한 취향 (112)
기록광 (162)
수집광 (0)
알바생마곰 (0)
Total
Today
Yesterday

달력

« » 2025.1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1. 

기본적으로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은 힘들다. 



2. 

오랜만에 만나는 일도 힘들다. 



3. 

여럿이서 만나는 일도 힘들다. 



4. 

금요일에는 마음껏 지낼 수 있는 친구들과 진창 놀았다. 

술을 잔뜩 마시고 비틀 거려도 

목이 쉬도록 노래를 해도 

엉망진창으로 춤을 춰도 부끄럽지 않은 애들. 

여느때와 같이 합숙으로 마무리. 



5.

토요일에는 집들이에 갔다. 

자주 보는 친구들도 

졸업 후 처음 보는 친구들도 

몇 개월만에 보는 친구들도 있었다. 

힘들었다. 

사람이 많았고 

오랜만이어서 유체이탈. 



6.

작업실에선 가급적이면 사람을 만나고 싶지 않다. 내 방에 들어와 한참 앉아서 수다 떠는 것만큼 곤란한 일이 없기 때문이고 아직 그곳의 사람들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복도에 인기척이 들려도 나는 방에 없는 척 한다. 공용휴게실에 가야 할 때면 사무실 문이 닫혀 있기를 바라면서 살금살금 내려간다. 가끔은 일부러 출석부에 동그라미도 안 그린다. 동그라미를 보고 찾아오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기계는 써야 하고 그럼 소리가 나고 금방 들통이 나버린다.



7. 

마음 편히 지낼 수 있는 소수와 어울리는 것을 좋아했던 것 같기도 하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8. 

그렇지만 어떤 연이 닿는다는 것은 멋진 일이라 생각한다.



9. 

전시오픈 때 퍼포먼스를 하고 나서, 택배로 책을 받았다. 


2014년에 함께 스리랑카에 갔던 친구(라는 말이 왠지 어색한 친구). 어쩐지 누군가를 연상시키는 사람이었는데. 동갑내기임에도 불구하고 보름을 꼬박 내내 같이 지내면서도 서울에 돌아올 때까지 서로 존댓말을 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어느 누구도 말을 놓자고 제안하지 않았던 기억. 


가을에는 그 친구가 지하의 커다란 공간을 빌려 작업하던 것을 보았다. 

가끔 길에서 마주치면 인사를 했다. 


언젠가는 지하 강의실에 잔뜩 쌓여있는 그 친구의 짐을 우연히 보기도 했다. 연필로 칸을 네 개씩 그려놓은 A4사이즈 아크릴용 종이를 보았다. 그건 아주 많았다. 빈칸인 종이도 많았지만 이미 그려진 종이는 더 많았다. 색채 실험 또는 풍경? 휴대폰 빛으로 그림을 한 장씩 들춰보며, 와 정말 많다, 고 생각했다. 작업은 이렇게 열심히 많이 해야 하는 구나, 라고 생각했던 것도 같다. 나는 삼학년이었던가 이학년이었던가.


다음 해엔 개인전 소식을 들었다. 제법 유명하다고 해야 할까, 그런 대안공간에서. 역시 그렇게 열심히 하더니 잘 되었다고 생각했지만 가보지는 못했다. 아버지의 차라고 했던 검은 소나타를 탄 그 친구를 마주쳤을 때 축하한다고 했다. 



현관문에 우체국택배 쪽지가 붙어 있었다. 택배로 무얼 시킨 적이 없는데 하고 의아해하며 다음날 책을 받았다. 지하 강의실에서 보았던 그 그림들이 담긴 책. 그리고 짤막한 텍스트들의 모음집. 잘 받았다, 나에게 보낸 이유가 특별히 있는지 물었더니. 그냥 그때 너 퍼포먼스 하는 거 보고 엄청 좋았어서 나도 그냥 보여주고 싶은 기분이 들어서 ㅎㅎㅎㅎ


몇 주가 지나 지금 갑자기 책을 다시 펼쳐 보았다. 그림책을 한 장씩 찬찬히 보고 텍스트를 하나씩 읽기 시작했다. 

왜 보여주고 싶었는지 알겠다. 

좋다.


좋은 작업을 보면 참 좋다는 것을 새삼스레. 



10.

사진도 묵혀두고 

관계도 묵혀두고 



11.

5년 전에 알고 지내던 사람에게서 아주 오랜만에 연락이 왔다. 2년 만에 잠시 귀국한다는 소식. 

Posted by hamagom
, |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