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hamagom

카테고리

salut (494)
주제없음 2020 (0)
주제없음 2019 (1)
주제없음 2018 (7)
주제없음 2017 (11)
주제없음 2016 (15)
주제없음 2015 (20)
주제없음 2014 (17)
주제없음 2013 (24)
주제없음 2012 (8)
주제없음 2011 (2)
주제없음 2010 (1)
주제없음 2009 (3)
주제없음 2008 (2)
수련수련 (53)
갸르릉 (0)
프랑스생활기 2010 (21)
얄팍한 취향 (112)
기록광 (162)
수집광 (0)
알바생마곰 (0)
Total
Today
Yesterday

달력

« » 2025.1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서울

주제없음 2015 / 2015. 3. 1. 18:43

서울로 돌아온지 - 그러니까 며칠이나 지났더라. 오늘이 6일째다. 들어오자마자 배낭을 멘 채 이태원으로 가서 친구들의 전시를 보았다. 그날이 전시 마지막날이었다. 그 전시에 함께 할 수도 있었던, 그래서 두 달 내내 왠지 모르게 내가 괜히 미안했던 동행인과 나는 쟈니덤플링에서 1번과 2번 메뉴를 주문했다. 그리고 칭따오 두 병을 시원하게 마셨다. 국물요리가 그리워질 줄은 몰랐다. 헌데 어릴 적 나는 내가 김치를 자발적으로 먹을 거라 기대하지도 않았었고, 쇠고기고추장을 보물처럼 여기게 될 수도 있다는 건 상상으로조차 해보지 않았었다. 어쨌든 한숟갈 떠마실 때마다 아저씨처럼 소리를 내며 맛나게 먹었다. 그리고 나서는 정리정리정리의 나날들이었다. 


바로 그 다음날엔 학교 작업실 이사를 했다. 그리고 본가로 가서 또 정리를 했다. 버리고 또 버리고 버릴 것을 추려내는 과정의 연속이었다. 그 다음날에는 두 달 사이 엄청 커버린 조카를 보러 갔다. 조카는 나를 오래도록 관찰했다. 절대 내게 오거나 나에게 미소를 보여주거나 하진 않았지만 두 눈은 나에게 시선고정이었다. 베이비시터 선생님에게 조카를 맡기고 언니와 둘이서 밥을 먹고 다시 들어가자 조카는 나를 조금 덜 낯설어하는 듯했다. 런던에서 "노팅힐"을 미국식 발음으로 "너딩힐"로 말해서 영국인이 못알아들었다는 5년 전 조카의 엄마와 아빠의 이야기를 해주자 조카는 눈을 반짝이며 나에게 집중했고, 그때 그애의 마음을 다시 얻었다. 쉐이크를 마시면서 인간 믹서가 되어 알갱이들을 보여줬다가 사라지게 하고, 똥이 왜 똥이라 불리는지 거짓부렁이를 막 늘어놓으며 조카의 환심을 샀다. 내가 말할 때마다 까르르 웃는 조카를 보자 자신감이 생겼달까. 저녁엔 침낭과 가방을 빌려준 친구네 집에서 오랜만에 긴긴 대화를 나누며 먹고 마셨다. 그리고는 또 본가에 가서 정리정리정리 그리고 지금은 학교앞 자취방에 와서 또 가구를 옮기고 정리를 하고 있다. 아마 내일은 학교작업실을 다시 정리해야 할듯한데 이제 그만 하고 싶다. 물건을 소유하는 일은 정말 피곤하다. 

Posted by hamagom
, |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