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그만 마셔야지 라고 생각하는 일조차 관둔지 한참이다. 이제 다시는 술 안 마셔 라고 선언하는 일은 내 입을 나서기도 전에 무의미하다는 것을 안다. 다만 걱정이 되는 것은 나의 간일 뿐이다. 노란 위액을 토해내고 끔찍한 숙취에 시달리고 나면 한 삼일은 술 생각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딱 그 정도다.
술을 마시지 않는다면, 아님 술을 좀 덜 마신다면 돈과 시간과 건강을 아낄 수 있을 텐데. 도무지 고쳐지지 않는군.
숙취에는 조금 더 노하우가 생겼다.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곰처럼 계속 자는 것. 최근에 알게 된 사실은 옆으로 눕거나 엎드리지 않고 하늘을 바라보고 정자세로 움직이지 않고 자는 것. (움직이면 속이 흔들려서 숙취가 올라온다....) 각종 숙취에는 충분한 시간의 잠이 짱이다. 머리가 아파도 자면 되고, 속이 울렁 거려도 자면 된다. 오늘은 저녁 7시까지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