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희일비의 수련일지
이렇게 일희일비해서야, 수련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모르겠다만.
선생님이 내 이름을 부르면 자꾸 그 다음날 결석한다. 벌써 2개월 동안 세 번이나 그랬다. 이번주 수요일도 결석. 결석은 심각한 숙취 때문이었으므로 목요일은 몸이 너무 빳뻣하여 말을 듣지 않았다. 마리차사나d도 안잡히는 퉁퉁 부은 느낌 오랜만.
그런데 오늘은 왜인지 날라다녔다.
다시 수련 시작한 이래, 여유있게 우르디바 다누라사나 10호흡 다섯번을 연이어 한 것은 처음인 것 같고. 숩타도 아주 살짝 팔꿈치를 샘이 터치해주시자 삭 잡혔다. 선생님이 발을 세 번이나 모아주었는데도 손을 놓치지 않고 7호흡 정도 했다. 그러니 또 자꾸 아사나 욕심이 나지 뭐람.
이번주는 우바야도 안정적인데.
모르겠다 정말.
집에선 밤마다 한 시간씩 고관절 스트레칭에 몰두한다. 만두카사나와 하누마나사나. 가로찢기도 이름이 있었나. 벽에 엉덩이를 붙이고 다리를 가로로 찢다보면 중력에 의해 스트레칭이 되는 게 느껴지는데 몇분 지나면 아주 처절하게 느껴진다... 특히 오른쪽 후방 사이드라고 해야 하나 거긴 아주 이상하게 아프다. 속에 있는 근육인지 인대인지 뭔지가 아파. 개구리자세 너무 열심히 해서 무릎 안쪽에 멍이 들었다. 수면바지 입었는데도 자꾸 멍이 드네. 개구리에서도 오른쪽 같은 부위가 결리는 느낌이 많이 난다. 개구리는 처음엔 말도 안되게 떠있는데 한시간쯤 하고 나면 가슴도 배도 닿을 수 있다. 골반이 편히 닿지는 않는다... 하누만아사나는 햄스트링을 비롯한 근육은 오케이인데 뒷다리 골반이 좀더 바닥으로 내려갔으면 좋겠다.
정확한 인과관계는 사실 모르겠으나 골반 스트레칭이 도움이 되긴 하는 것 같다. 일례로 누워서 다리를 들어 좌우로 벌리면 뚝뚝 소리가 났었는데 불과 2주 전에도. 요즘은 안 난다.
가로찢기는 내 손으로 한 뼘 남는다. 근데 이것도 벽에 대고 해본 건 아니라서 정확치 않다.
선생님은 이제 별로 나에게 아무 얘기도 안하신다. 명상 하라는 말도 내일 오라는 말도 몸이 어떠냐는 말도 안 한다. 내가 도망치기 바빠서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나는 선생님의 어저스트나 관심이나 말을 구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도 있다. 그렇지만 물론 받고 싶다 관심 하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