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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갑자기 그런 질문을 했다. 오미자에 섞어마신 데킬라 기운이 슬슬 올라왔기 때문인지 어쩐지 모르겠다. 결론적으로는, 그 질문을 통해 그 사람이 대해서 2주를 같이 지내며 보고 들은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알게 된 느낌이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날은 왠지 마음을 조금이지만 열어준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비록 그 다음날에는 다시 존대를 하게 되었지만, 먼저 말을 놓으며 내게도 편하게 해달라고 했었고. 사람을 알아간다는 게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가리고 있거나 보여주지 않았던 면들을 조금씩 비치거나 알려주는 것. 그 속도의 차이. (사람마다 속도가 다르지만 너무 빠른 쪽보다는 느린 쪽에 왠지 더 믿음이 간다.)

어떤 사람을 '싫어하기도' 한다는 게 흥미로웠다. 참을 수 없어 하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건 어쩜 당연한 거지만 그런 모습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신기했다. 그리고 그걸 그렇게 언어화하는 것도. 찡그리는 얼굴을 보는 것도 낯설어서 다 신기했다. 상세한 답변을 해주고는 (지금껏 본 것 중에 제일 많이 말을 한 순간이었던 것 같다) 내게도 그 질문이 돌아왔다.

예상할 수 있었는데 예상하지 못한 기습공격 같았다. 나는 사실 생각해본 적이 별로 없다. 아니 사실 엄청 생각한 것 같기도 하다.

저는 음 없는 것 같아요. 친구가 별로 없어요. 지금은 학교에서 이 친구랑 제일 친해요. 근데 그냥 제일 친한 친구라고 하면은.. 없어요. 근데 항상. 음 중고등학교 때에도 친한 소수의 무리가 있었지만. 그땐 그랬고. 스무살 이후엔 거의 애인이 있고. 애인이 제일 친한 친구였던 것 같아요.


그 대화의 끝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기억이 안난다. 그런데 정말 그랬던 것 같다. 몰라 적어도 스물두살 이후의 나는 혼자였던 적이 없으니까.


어제는 가방을 세 개나 짊어지고 집에 왔다. 집에서 작업하려고 다 싸들고 왔다. 이상하게 나는 요새 좀 겉도는 기분이 든다. 애들이랑 할 이야기도 없고 애써 어울려야 한다는 게 좀 쓸쓸하다. (애를 써야만 어울릴 수 있다는 게.) 무리하지 않고 애쓰지 않고 의식하지 않아도 즐거운 사람을 만나는 것은 원래도 어려웠다. 근데 언젠가부터는 그런 걸 감수해야 하는 상황을 견디지 못하기 된 것이 문제인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방글라팀에서 만난 몇몇의 사람은 정말 레어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누구에게 감사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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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amag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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