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수와 트뤼포 영화
프랑스생활기 2010/le français / 2011. 4. 22. 20:56
일본어를 배울 때처럼 무엇인가 하나에 빠지게 되면 불어 공부가 더 즐겁지 않을까, 더 잘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나름 찾으려 노력했었다. 음악도 찾아보고 에디뜨 삐아프 씨디도 사보고. 드라마는 없나 기웃거리고. 근데 안 되더라. (책은 읽을 단계?도 아니었고 듣기와 말하기에 도움이 되는 걸 찾으려 한 것.) 그나마 좋아하게 된 게 프랑스 영화.
불어를 공부하기로 마음 먹기 전에 <jules et jim>을 봤었다. 그때는 '특이하네, 나름 재밌네' 정도의 반응이었는데 어쩌다보니 제법 좋아하게 되어 나중에 학교에서 발표주제로 트뤼포를 하기도 했었다. <jules et jim>을 몇 번 보면서 '영화도 보고 불어 공부도 하고! 좋네!' 이랬지만 사실 들리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게 2009년 초반.
그리고 그 후에 <les 400 coups>를 보고 (역시 가시적인 불어 실력에는 아무 영향이 없었던 듯하다) 트뤼포 영화의 어린이들은 어른이랑 다를바가 없구나! 재밌다! 이런 감상을 가졌더랬다. 그리고는 나중에 프랑스에서 살면서 그게 영화에서만 그런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된 후 받은 충격이란. 이게 2009년 후반. 이때는 반복적으로 보면 좋다며 <jules et jim> 을 한두 번 봤었다.
<les 400 coups>를 보고 나서는 앙트완 드와넬 시리즈를 전부 다 보고 싶어졌다. 그런데 한국에서 구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때는 그랬다. 지금은 토렌트의 시대.) 그리고는 프랑스로 슝슝. 시립도서관에서, 시네마테크에서 트뤼포 영화를 마구마구 봤다. <쥘앤짐> 외에 앙트완 드와넬이 안 나오는 영화 중 최초로 본 게 <tirez sur le pianiste>였고. 그거랑 <l'amour en fuite>을 도서관에서 제일 처음으로 빌렸었다. <피아니스트를 향해 쏴라>는 그럭저럭 재밌고 트뤼포스러웠지만 다시 보고 싶다거나 계속 생각이 나거나 하지는 않았다. 근데 <사랑의 도피>는 재밌었다. 주제곡이 매력적이어서 영화 다 보고 나서도 듣고 따라부르고.
쓰다 보니 이거는 트뤼포 소개도 아니고, 불어 공부에 대한 도움도 안 될 것 같고. 뭐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그냥 난 그랬다고'라는 느낌으로 계속 쓰기로 한당 ㅜ
한국에서부터 <훔친 키스>를 보고 싶었는데 그건 아직도 못 봤고 대신 <domicile conjugal>이랑 <antoine et colette>를 봤다. <domicile conjugal>은 도서관에서 빌려서 봤고 <antoine et colette>는 토렌트로 다운 받아봤다. <antoine et colette>는 프랑스에서도 쉽사리 찾아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리고 홍상수 <밤과 낮>을 보려고 간 씨네마떼끄에서 <les deux anglaises et le continent>을 보다가 말았다. 배가 고파서였지. 그리고 영화가 그냥 좀 지루해서 중간에 나와서 베르씨 공원에 가서 과자 먹었다. 그때 밥은 무얼 먹었더라. 똘비악 역에서 맥도날드? ㅋㅋ 베르씨 공원 정말 좋았는데. 꼭 다시 가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다시 가지는 않았지. 근데 <밤과 낮>은 한국에서는 dvd 출시도 안 했고, 홍상수가 제법 인기가 있는 프랑스에서, 씨네마떼끄에서조차 없다니. 대체 왜. 나 그 영화 정말 궁금하다구.
어쨌든 트뤼포 영화를 많이 봤다,는 얘기가 결론인 것인가. 처음에 <쥘앤짐> 봤을 때는 전.혀.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면 나중에 2010년 후반에 다시 보았을 때는 몇몇 대사들이 들렸다는 변화? 흠 지금 다시 보면 어떨지 궁금하네. 여튼 무엇인가 흥미롭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으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자연스럽고 즐거운 프랑스어 학습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