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이야기를 끌어안고 살아가는 기분이다
사실 우리는 다 각자의 이야기를 쏟아내고 다른 곳에 다시 부어내며 살고 있다
어디가 한강이고 어디가 종로인지는 모르겠지만
오랜만에 남의 일기를 훔쳐보고서
나도 죄다 버릴까 생각했다
어제 언니가 크리스마스 인형과 헌책방에서 산 불어책을 빌려갔다
언니가 묻는 족족 그런 식이라서
꼭 여행 전날이 되면 가기가 싫고 귀찮다
이번엔 술 마시지 말아야지
올해는 꼭 3 6 9월에 술병이 나서 보아뱀처럼 잤다
이런 멍청한 짓을 또 반복하면 진짜 멍청이지
각자의 합리화 속에서
그런데 그 합리화에 갇혀 못나올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