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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받지 않아도 상관없었을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누군가의 이해가 조금 필요한 것 같다. 하지만 누구도 이해해줄 것 같지가 않고, 나는 이해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던 때로 돌아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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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과 계속 밥을 먹고 담배를 피고 술을 마신다. 시간을 함께 보낸다. 그런데 이게 정말, 시간을, 함께, 보낸다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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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학교와 지금학교를 비교하자면.
여기 애들은 진지하고
거기 애들은 솔직하다.
솔직하지 않은 진지함 따위는 내게 매력적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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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살이가 다 이렇지, 하면 너무 서글프니까 희망을 가져보려 노력하는데 잘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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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해지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으면 뭐해 친해진다는 게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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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오늘 위로가 되었던 것은 선생님의 연락.
진중하게 그러면서도 가볍고 유쾌하게, 그리고 어떤 심지 같은 것이 느껴지는.
선생님이라면 믿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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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자기 얘기를 하는 것도 아니고
작업 얘기를 하는 것도 아니고
진짜 최악은 뭔지 알아?
심지어 작업 얘기를 (강제적으로 수업에서) 할 때조차도 자기 얘기를 안하려고 한다.
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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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인문학 교수가
"글을 참 잘 쓰는 사람이 있었다"고 했는데
그게 나였다. 으쓱으쓱했다.
근데 그 교수는 첫 수업 때는 호감 120퍼센트였는데
점점 쭉쭉 떨어진다. 생각보다 여유가 없고, 방어가 세고, 자기 모랄이 매우 강한데 마치 예전의 나를 보는 것 같아서 거북하다. 게다가 자기 자신을 자꾸만 드러내고 싶어하는 게 안쓰럽다. 슬프다. 그렇게 늙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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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부터는 술자리에 가지 않고 과제를 미리미리 하고 조용히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있다면 그리 해봐야지 싶다 지금까지는 동료는커녕- 아 연대 다시 들어간 기분이다 요즘. 그래도 거기서는 친구 사귀었는데. 내가 또 너무 조급한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