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학교가 좋은 것 같다. 일학기는 솔직히 잘 모르겠고. 학교 선생님들은 제각각 스펙트럼과 생각하는 게 다르고 말하는 게 다르고 중점으로 두는 게 달라서 도움이 된다. 그리고 특히 미문 수업은 들을 때마다 엄청 공부가 되는 느낌이 든다. 동시대성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고 작가/작업을 보는 눈을 기를 수 있을 듯한 기분이 든다. 물론 미문이나 평면 수업에서 선생님들이 소개해주는 작가들, 작업들을 보면 좌절할 때도 많다. 내가 애매하게 구상하거나 생각하는 것을 이미 너무 잘, 재밌게, 그것도 한 십년전에 해낸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이다.
어제 면담에서 내가 했던 말: 여기는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고 다 다양해서 좋은 것 같아요. 정답이라는 게 딱히 없고 이런저런 사람들이 있으니까 나도 껴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 이에 대한 윤교수님 반응: 뭐 그래서 어영부영 껴보겠단 심보야?
- 네 그렇습니다 pas de soucis 아닌가요?
미술원건물에서 애들이랑 마주치고 같이 구다에 가고 토프레소에 갈 수 있는 지금의 일시적 생활이 일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내일이면 간다는 게 실감이 안난다. 너희들은 더 그럴테지.
이상하다. 그때는 내가 방글라라는 특수한 환경, 나라에 있어서 그렇게 느꼈다고 생각했었는데 여기서도 똑같다. 마음이 편안하고 같이 있고 싶고 함께 있을 때 즐겁고 신나는 것이 여전하다. 나의 '바쁜' 일상에서 얘네를 만나는 것이 전혀 지치지 않는다. 그냥 좋은 친구를 운좋게도 여럿 만난 것이었나보다. 곧 다시 또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애들이 우리학교로 석사하러 왔음 좋겠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