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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오늘 몸이 너무 아팠다. 어제는 하루종일 먹은 모든 것을 그대로 다시 게워냈다. 저녁 때가 되자 몸살 기운이 심해져서 할머니처럼 끙끙 앓는 소리를 냈다. 열두시간쯤 자고 나니 팔다리가 떨어질듯 아프던 통증은 사라졌지만, 위 통증이 너무 심해서 오늘 수업 듣는 내내 힘들었다. 죽집에 가서 아무것도 넣지 않은, 간도 하지 않은 흰죽을 끓여달라 말해서 사갖고 왔다. 점심과 저녁 모두 흰죽에 뜨거운 물을 부어서 조금씩 천천히 먹었더니 약간 나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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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고 기다리던 엽서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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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삐걱거려도 만난다. 더 이상 완벽주의자처럼 굴지 않으려고 한다.
시간이 '본질'(이라고 일단 칭하지만 이건 사실 뭐라 불러야 할지 잘 모르겠는 어떤 것인데)을 이기지는 못한다. 하지만 상당히 많은 부분을 해결?해줄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그게 마음인 건지 성향인 건지 타이밍인 건지 확실치 않지만, 사람과 사람이 꽤나 잘 맞는다, 심지어 때로는 합치된다, 라고까지 여겨지는 어떠한 것이 있다. 그게 맞는 사람과는 곧잘 훅 친해지기도 한다. 그렇지만 '조금씩 틈이 있는데'하고 갸우뚱하면서도 계속 만나고 시간을 쌓아온 관계에서 느껴지는 따뜻함과 안정감이 더 고마울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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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방 엄청 친해지고 가까워진 사이는 빨리 친해진만큼 갑자기 멀어질 수도 있어. 우리처럼. 가까이 지내다 보니 상대방의 안 보이던 면도 알게 되는 거지. 하지만 그것을 받아들이거나 이해할 수 있게 되면, 그런 마음이 있으면 다시 만날 수도 있지. 그게 안 되면 그냥 그대로 멀어지는 거고. 결국 다시 만나게 될 사람들은 다시 만난다는 거야. 그러니까 친해지는 속도를 일부러 늦출 필요는 없어. 그냥 그 순간에 진심이면 되는 거야."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가슴에 아로새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