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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에 와서 자리를 지킨다.
첫 번째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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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침 5시에 왠일로 눈이 떠져서
그 길로 바로 요가를 했다.
내일 체험수업이랄까 하튼 가기로 해서 몸도 풀어둘 겸.
근데 알고 보니 오늘 문데이다.
어쨌든 요가를 할 때면 힘들지만 기쁘다.
특히 이렇게 오랜만에 다시 시작한 경우,
몸이 꽤 힘들지만 이걸 넘으면 훅 는다는 것과 몸이 탄탄해진다는 것을
이미 경험으로 알기에 지금은 사실 마냥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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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일어났더니 하루가 참 길다.
많은 일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정오도 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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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이야기)
지하철을 탔다.
허벅지가 날씬하고 젊은 남자애 둘 사이에 앉았다.
살이 부대끼지 않고 어찌나 쾌적한지.
이렇게 날씬하고 젊고 길쭉한 애들이 계속 날씬하고 길쭉했으면 좋겠다.
배가 나오지 않고 허벅지가 두꺼워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커서 날씬하고 길쭉한 아저씨가 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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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위생용품.
언젠가부터 학교에 쓰레기통을 없앤다고 법석이다.
안내 스티커를 두 개나 붙여놓고, '여성 위생용품 수거함'인가 뭐 그런 걸 설치했다.
변기에 앉아 안내문과 수거함을 보다보면 뭔가 이상한 기분을 느낀지 수개월.
위생용품이란 표현이 역시 거슬린다.
위생? 위생을 위한 것이란 말인가. 생리가 더럽냐.
화이트라는 이름도 위스퍼란 이름도 짜증스러운데. 깨끗해요 라는 광고문구도.
물론 마법에 걸린 날, 그날, 마술, 달거리? 뭐 하튼 그런 말들도 이상하고
사실 '생리'라는 말도 이상하긴 매한가지. 생리현상 할 때 생리 아닌가.
얼마 전 구호물품 목록에서 생리대를 없앴다는 소식도 들었다.
야 재난 시에는 생리 안하냐.
여성의 생리대 취향이 다 다를 수 있으므로 정부에서 일괄 지급할 수 없다는 '이유'를 댔다는데
재난 시 필수물품에 대한 논의에서 취향의 문제가 왜 들어가는지 일단 이해가 안되며,
정부 차원에서 개인의 취향을 그다지 세심하게 고려했더라면
슬리퍼 색상이랑 면도기 브랜드, 라면 종류까지 다 취향 따라 줄 것인가.
이런 거 볼 때마다 여기서 왜 사는지, 아니 어떻게 살고 있는지 정말 신기할 따름. (내가 신기하다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