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hamagom

카테고리

salut (494)
주제없음 2020 (0)
주제없음 2019 (1)
주제없음 2018 (7)
주제없음 2017 (11)
주제없음 2016 (15)
주제없음 2015 (20)
주제없음 2014 (17)
주제없음 2013 (24)
주제없음 2012 (8)
주제없음 2011 (2)
주제없음 2010 (1)
주제없음 2009 (3)
주제없음 2008 (2)
수련수련 (53)
갸르릉 (0)
프랑스생활기 2010 (21)
얄팍한 취향 (112)
기록광 (162)
수집광 (0)
알바생마곰 (0)
Total
Today
Yesterday

달력

« » 2025.1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20161022

기록광/메모 / 2016. 10. 23. 00:09

구조적으로 생각하는 것에 대해. 

윤 선생님과 샘. 

한 주에 두 번이나. 



_

수요일 ㅂㅂㄴ샘 수업은 너무 지루하다. 점심을 같이 먹고, 커피를 마시고, 친구들의 작업실을 돌며 작업 얘기를 했고, 다시 매점에 앉아 음료수를 마셨다. 그 사람은 할 수 있는 말이 몇 가지 없는 것 같다. 많은 말들을 반복적으로 단편적으로 하며, 쉽게 판단하고 규정한다. 미술에 대한 자신감이 없나, 라는 생각이 스쳤다. 


오마이갓. 나는 쉽게 규정되는 것으로부터 달아나는 것을 좋아한다. 이도저도 아닌 것. 



+

최근에 영화본 거 있어?

아, 영화관 가는 걸 싫어해서.... 아 ! 그거 봤다.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이요. 

그래 그거 어땠어?

음 재밌긴 한데 재미없었어요. 무난히 재밌지만 너무 정직하고 지루했어요. 그렇다고 뛰쳐나가고 싶거나 졸릴 정도로 지루한 것은 아니었어요. 

그렇구나. 팀버튼 영화 좋아해?

음 아니요 딱히. 

빅 피쉬 봤어? 

아니요. 

가위손이나 이런 거 어릴 때 봤을 땐 진짜 좋았는데. 



요즘 재밌게 읽는 책 있어? 

<ㅇㅇ ㅇㅇ ㅇㅇ ㅇㅇ> (우스개소리 삼아 수업에서 윤 선생님과 읽는 책을 말했다)

이거 알아? (권미원의 <장소특정적 미술>을 보여준다)

아 네 있어요. 끝까지 읽진 못했지만. 

아 있어? 



+

위로공단 봤어? 

아니요. 

(어쩌구저쩌구) 만신에서 보면은~ (어쩌구) 만신 봤어?

아니요. 

진짜 안 보는구나.



그리고 그녀의 결론은: 

너는 영화도 안 좋아하고 책도 안 좋아하네. 






_

대화에 낯을 가린다. 

표면적으로는 아무런 이상 징후가 없다. 말을 더듬는다거나 눈을 못 마주친다거나 그런 게 아니다. 

부끄러움을 타는 게 아니다. 낯을 가리는 건 그런 게 아니여. 

나는 대화가 좀 더 섬세했으면 좋겠어. 

같은 말을 반복적으로 강조하지 않고 subtle한 차이들을 느끼면서 단어를 고르고 말했으면 좋겠어. 

질문이 많았으면 좋겠어. 


당신은 너무너무 따분해. 




_

이사를 앞두고 보니, 나는 지금 내 짐이 잔뜩 있는 작업실이 두 개이고 

그림만 넣어둔 창고 같은 방이 하나 있고 3층 작업실 복도에도 짐이 남아있다. 😳

짐을 줄이려고 생각, 정리하다보면 시장에서 교환가치 없는 것들만 남게 된다. 

사진앨범들, 공부한 노트들, 드로잉북, 필름들, 어릴 때의 문집



_

어제는 멋있는 사람을 만났다. 


몇 주전에 "바디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인가. 라고 변명해본다. 아름다운 몸을 보고 싶어. 아름다운 몸을 만지고 싶어."라는 생각을 하게 한 사람. 


내 작업을 촬영해주었고, 내 작업에 대한 코멘트를 아주 길고 세세하게 해주었다.

그 사람의 그간의 작업들을 보았고, 작업에 대한 코멘트를 오래 했다. 

미술 얘기를 할 때 반짝거리는 사람을 처음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내가 본 전시를 다 본 사람이 학교에 참 없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지금까지 만난 그 누구보다도 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잘 나눌 수 있는 사람을 알게 되어 좋다고 생각했다. 

주변에 좋은 친구, 좋은 작가들이 있었으면 좋겠다. 


저녁을 함께 먹고 새벽까지 술을 마셨고 친구들을 더 불러 e의 집에서 술과 라면을 아주 많이 먹고 잤다. 

아침에 숙취가 하나도 없이 9시에 일어나 맥모닝을 나눠먹고 헤어졌다. 

e와는 맥도날드에서 헤어진지 3시간 만에 다시 만나 시립에 다녀왔다.



김실비를 두 번 반, 피에르 위그 한 번, 김희천 두 번, 코라크릿 한 번 - 보고 나왔다. 나머지는 다음에 보기로. 김희천은 미쳤다. 




_

나를 믿지 않고, 상대도 믿지 않는다. 

언제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는 것. 



_

좋아하던 선생님이 오랜 제자들과의 술자리에서 술에 취해 어깨에 머리를 기댄다거나 비틀거리며 손을 꼭 잡고 걷는다거나 하는 일을 보았던 것이 생각났다. 선생님은 지금 봐도 매력있고 멋있다. 다만 선생님의 그 모습은 아빠를 생각나게 했달까. 뭐랄까. 

좋아하던 노래하는 사람을 딱 한 번 만났던 일도 덩달아 생각했다. 

이 블로그를 보고 연락이 왔던, 만났던 사람들도 생각했다. 

이번 달 초에 같이 일했던 싱가폴친구도 생각했다. 아주 관리를 잘한 42세. 명동거리를 함께 걸으면 선글라스를 쓴 그의 머리가 사람들 위로 삐쭉, 모델처럼 길고 예쁜 몸을 생각했다. 

그리고 다시 26세 내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근육을 가진 남자애의 몸도 생각했다. 



_

난 파더컴플렉스인가. 틈만 나면 아빠얘길세. 





_

전시 11월에 하나, 12월에 하나.




_

TDCC 신보, 좋다 . 

Posted by hamagom
, |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