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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이 바로 우리가 가진 공동(空洞)입니다. 이렇게 우리는 영혼에 거대한 공동을 지닌 첫 세대가 되었어요. 쿨하지 못하면 당장 나가 죽어야 할 것처럼 창피해하고, 가볍고 경쾌하다 못해 그만 양 조절을 못해 천박해져 버린 세대 말예요. p. 16

...실은 거대한 공동이 안에서 텅텅 울려서 불안해 죽을 것 같은 거예요. p. 17

그러니 그중에서도 전통적인 딸의 역할을 거부하고 욕심 많은 것을 감추지 않으며 자기 욕망 드러내기를 주저하지 않고 내숭 떨지 않고 웃고 싶은 만큼 웃고 사랑하고 싶은 만큼 사랑하고 울고 싶을 때 우는 씩씩한 딸들은 얼마나 더 많은 미움을 받겠어요? p. 18

내 꿈, 정말로 하고 싶은 일, 내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을 찾겠다면서 방황할 시간을 갖고 싶어도, 허송세월을 누리기 위한 경제적 부담은 고스란히 부모님의 어깨 위에 지워진다는 것을 모를 만큼 철없는 나이도 아니고요. p. 23

밥 말고 자신이 원하는 걸 갖지 못해서 괴로워하는 사람 투성인 거 아닌가요. 우리가 품고 있는 온갖 걱정은 사실 남에게 꿀릴까봐 그런 거 아닌가요. p. 24

또한 자기계발서는 말랑말랑하게 듣기 좋은 말을 해주면서 얄팍한 교훈을 선물합니다. 누구도 쉽게 부정할 수 없는 그런 말들 말이에요. 이를테면 웃으면 복이 온다든가 칭찬을 아끼지 않으면 다른 사람도 너를 좋아할 거라든가 이성 앞에서 미소를 지으면 호감도가 높아진다든가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면 출세할 거라든가 주변 정리를 잘하면 능률이 올라간다든가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하루에 쓸 수 있는 시간이 길어진다든가. p. 29

무서운 말을 집어치우고 그냥 자기를 좀 돌봐주기로 해요. 춤을 추든 노래를 하든 요리를 하든 친구와 놀든 운동을 하든 책을 읽든 영화를 보든, 내 마음을 살찌울 뭔가를 하기로 해요. 이거야말로 진짜 자기계발일 테니까요. p. 31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오직 이것뿐. 힘내고 있는 거, 고생하는 거 다 알아요. 그러니까 다치지 말고 아프지 말아요. 앞으로 고생할 날이 많으니까 너무 고생하지는 말고 살살 하세요. 힘내지 않아도 괜찮아요. 때로는 거기서 버티고 서 있는 게 제일 힘들다는 거, 다 아니까. 힘 너무 빼지 말고 우리 잘 버텨내자는 말뿐. p. 35

슬픔이라는 감정을 나약함과 동일시하고, 전염병인 양 혹시 거기 걸릴까봐 결사적으로 피하는 모습들 p. 37

슬픔에서 쾌속으로 도망치려고 하는 사람들도 그 고통을 잘 알기 때문에 그토록 열렬히 도주하는 것일 테고요. p. 39

패배자란 딱지는 붙이기 싫고, 대한민국 상위 5퍼센트 말고 95퍼센트로 살 자신도 없고, 당장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공부부터 하고 봐야죠. p. 39

승자는 모든 것을 다 가져요. 이긴 놈은 무슨 짓을 해도 큰소리 칠 수 있고, 거짓말하는 게 죄가 아니라 거짓말해서 욕먹는 위치인 게 죄니까 더 올라가면 모든 게 해결되죠. p. 40

나 역시 여기서 살아가면서 죽을 수는 없고 혼자 머리 깎고 산으로 들어갈 수도 없으니 아마도 계속 돈 벌어서 먹고 살려고 싸울 거예요. p. 41

쿨하고 멋진 척해 보려다 몇 날 며칠 속만 쓰린 일을 겪으면서도 나부터 '쿨하게'라는 말 앞에 자꾸만 약해지는 것은, 그 말이 너무나 좋은 말처럼 인식되고 있어서 도무지 그 단어 앞에서 맥을 출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p. 50

어영부영 어떤 사람이 나를 좋아한다는 기분을 즐기지도 말아요. p. 55

내 고통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남의 일처럼 외면하며 자기 자신에게 거리 두기를 하는 것은, 단기적인 고통에는 무감각해질 수 있었지만 장기적으로 나 자신을 사랑하고 돌봐준다는 행위 자체를 어색하게 느끼게 만들었거든요. p. 58

모두가 찰떡처럼 의견이 맞는 가족들의 평화란, 분명히 그 밑에 입 다물고 있는 약자가 있기 때문에 성립되는 거였습니다. p. 59

바야흐로 미모는 단순한 아름다움이 아니라 미모 그 자체만으로도 '선함'과 동격의 가치가 된 겁니다. p. 67

지금의 세상처럼 고생해서 돈 버는 것을 수치스러워하는 시대가 있었던가요. 제 손으로 제 밥을 버는 정직한 노동이 이렇게 하찮은 취급을 받던 시대가 또 있었던가요. p. 94

내가 나의 이름을 불러도 우리는 꽃이 됩니다. p. 122

젊은 여자들의 이기심으로 출산율이 낮아지고 있다고 준엄하게 야단하는 신문 기사를 읽을 때 반도 읽기 전에 알 수 있는 건 그들이 우리의 자궁을 사회의 소유로 여기고 있다는 겁니다. p. 127

나는 이렇게 외로움을 많이 탈까, 어쩌자고 정상적인 인간이라면 그냥 없던 일처럼 하하하 웃고 넘어갈 수 있을 여러 가지 일들이 나에게는 이다지도 오래 남아 올 누드로 믹서의 분쇄 코스라도 통과하는 것처럼 마음이 괴로울까, 어쩌자고 나는 남들이 좋게 좋게 넘어가는 그 많은 일들을 그냥 넘기지 못하는 걸까, 어쩌자고 나는 이렇게나 마음은 약하고 정은 헤픈 걸까, 어쩌자고 이렇게나 시시한 것들에 마음이 끌리고, 사라져버릴 것들에 매혹되는 걸까....... p. 132

그 상처는 같은 인간인데도 이렇게 나와 철저하게 다른 사람들이 있다는 것, 그 이질감과 생경함이 주는 고독감에서 비롯됐던 거예요. p. 133

고로케는 성공을 바란다면 도넛은 구원을 바라요. 그리고 그 구원에 다다르는 길은 구멍을 조금씩 채우는 것뿐인데 그것은 남을 이기는 것, 남 위에 올라서는 것, 남보다 더 갖는 것으로는 채울 수 없는 거죠. 다만 시시하고 실없는 농담, 사소한 것에 웃는 것, 고로케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작은 일에 즐거워하는 것으로 약간이나마 그 구멍을 메워보는 것뿐입니다. p. 136

그냥 그 구멍을 영원히 메울 수 없다는 걸 인정하고 이 여백을 즐기는 것이 우리 도넛의 살길인 것만 같아요. p. 137

살면서 가장 인정하기 힘들었던 것은 사람들이 흠집이 있거나 상처가 있는 사람을 참 싫어한다는 것, 어렵게 자란 사람이나 고생한 사람을 굉장히 싫어한다는 사실이었어요. p. 153

이러한 동화들은 가부장제의 보호 아래서 한 치의 흠 없이 순결하게 자라다가 다른 가부장의 품으로 인도될 때까지 자신을 훼손하지 않는 것이, 소녀들이 인생에서 바랄 수 있는 최고의 가치라고 속삭입니다. p. 164
(신데렐라, 백설공주, 소공녀 세라, 빨간머리 앤)

이렇게 여자들끼리 홍해처럼 편을 가르는 단어기 때문에 '걸레'는 슬프도록 남성 중심적인 단어고, 섹스 후 남자의 행보에 따라 결정되는 명칭이기 때문에 우울하게 남성 중심적인 단어입니다. p. 210

하지만 동굴이라는 핑계로 잠수나 타는 건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정서적 폭력이에요. p. 227

사귄다는 말로 서로에게 공히 인간도장 찍고 이후에는 상견례하듯 서로의 친구들을 만나서 술한잔하며 얼굴을 익히고, 방과 후나 퇴근 후에 만날 사람과 할 일이 있다는 것에 새삼스럽게 즐거워하고 주말에 나도 바쁘다는 사실에 우쭐해지는 기분도 조금 사그라들 때쯤이면 어느새 100일 200일째 만남이 되고, 이때쯤이면 이제 슬슬 싸웁니다. p. 229

그러나 나는 너무나 오랫동안 사랑 그 자체를 사랑한 거예요. 그 사람과 함께 보냈던 시간 속의 나, 그 사람 때문에 웃었던 나, 그 사람 때문에 울었던 내 눈물, 이런 것들을 추억하는 것을 끝없이 사랑한 겁니다. ... 결국 내가 돌려놓고 싶었던 것은 그 사람의 마음이 아니라 그 시절의 나, 행복했던 나였던 거예요. 허망한 일이지요. p. 231

6000만 국민이 보는 앞에서 털을 뜯겨서라도 반드시 살아내야겠다는 그 체념, 그리고 때론 체념 그 자체가 강철 같은 의지가 된다는 것을. p. 250


 

Posted by hamag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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