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
언니와 나의 근본적 성향 차이는 지금까지, 평생에 걸쳐 느끼고 있다만 오늘 통화에서 발견한 정말 신기한 것.
비자수속하는 대표와 연락을 주고 받으면서, 자신에게 이번주 내로 결정을 해주어야만 한다고 말해서 기분이 나쁘다. 나는 그런 것을 정말 싫어한다. (그쪽은 어쨌든 그것을 업으로 삼고, 그것으로 돈을 버는 사람이니 그런 류의 심리전?을 사용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그것이 싫은 것은 싫은 거고, 기분이 나쁜 것도 나쁜 것이지만. 냉정하게 생각해서 이 일을 그 사람에게 맡길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에 저런 요소가 개입한다는 게 잘 이해가 안된다.)(+이것과 비슷한 예로, 언니는 나에게 저 사람을 소개받으면서 그 대표라는 사람이 몇 살쯤인지 결혼은 했는지 애가 있는지를 물어보았다. 나는 진심으로 관심이 없기 때문에 알지 못한다.)(++정말 똑같은 예로 2년 정도 뵈었던 상담 선생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내가 지나치게 일적으로만 사람을 보는 것일 수도 있지만은, 나는 그 사람이 내 얘기를 어떻게 듣고 소화하고 그 과정 속에서 내가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가 중요하지, 그 사람이 연애는 하는지 결혼은 했는지 평소엔 뭐하는지 하나도 안 궁금. 언니는 늘 그런 것이 궁금하고 그것이 핵심정보다.)
지대넓얕에서 언니에게 도움이 될 만한 얘기가 있어서 추천을 했는데 갑자기 호들갑을 떨면서 말한다. "그거 근데 진짜 웃기는 거 알아? 인문학에 대해서 하는 건데 그 사람 부동산 투기꾼이래." 인문학과 부동산'투기'는 어째서 상충하는 것일까. 잘 follow를 못했다. 투기를 무엇으로 정의하는지도 잘 모르겠고. 다 떠나서 '투기꾼'이라고 쳐도, 내가 팟캐스트를 들었을 때 재미있거나 흥미가 유발되거나 도움이 되면 된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지대넓얕이 '인문학'에 대해서 하는 것이라는 정의에 백 퍼센트 동의하기 어렵다. 그것의 연관성에 대해 물었을 때, 언니는 자신은 '헨리 조지'의 사상에 동의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어떤 사상을 생활베이스로 실천한다는 것, 그래서 어떤 다른 것을 거부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한층 더 궁금해진다. 그 정도로 적극 실천하고 있는지 몰랐다고, 언니는 어떻게 그 사상을 실천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 물었더니 자기는 부동산 투기를 하지 않는단다. 언니와의 대화는 대체로 알쏭달쏭하다.
일단 에너지 소모가 많이 된다. 직접 만나면 더 하고, 통화만 해도 그렇고, 문자를 해도 그렇다. 나의 에너지를 갉아먹는 성향으로 태어난 사람 같아서 가급적 힘이 있을 때만 만나고 싶다. 가족을 상대하려면 더 건강해져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