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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제대로 못 자는 하반기가 시작되었다.
처음엔 다음날 있을 인터뷰 때문에
더위 때문에
수업 걱정 때문에
전시 때문에
어떤 생각 때문에
이젠 그냥 오만가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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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니 오늘인가
어제 밤10시부터 오늘 새벽 1시까지 잠을 자고
다시 잠에 들지 못했다.
지금이 아홉시
조금 많이 피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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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스튜디오 준비로 작업실에 선반을 샀다
작업실을 뒤집어 엎어 정리했다
넓어졌다
그동안 왜 죄다 바닥에 늘어놓고 살았지???
공구정리대도 만들었다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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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젠 서울사대부속초등학교 운동장을 뛰었다
번잡한 이 동네 속 고요하고 어두운 곳이었다
엄청 기분이 좋았다
동네에서 제일 좋아하는 곳으로 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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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런데
무릎이 박살났다
누워도 앉아도 걸어도 수련해도 아픈 상태.
어제 올림픽공원-양평 다녀온 이후
달리기는 진짜 오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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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 몸을 생각해서 운동을 하는 시기와
스트레스 받는다고 이상한 음식으로 몸을 혹사하는 시기가 자꾸만 번갈아온다.
일주일에 배달음식을 5번 시켜먹었다.
몸은 금방 불고 아주아주 더디게 빠진다.
그다지 누가 나에게 뚱뚱하다고 하지는 않을테지만
그낭 나는 커졌다. 덩치가 커졌다고 해야 할까.
건강하고 싶은데 배가 불러도 우겨넣게 하는 스트레스를 견딜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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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알게 된 사실.
사람들은 자기가 무엇이 지원했다든가 그런 것을 말하지 않는다.
그것이 학교든 공모든 되면 말하지, 결과가 나오기 전엔 말을 하지 않는다는 놀라운 사실.
왜 나만 아무거나 다 말하고 다녔냐 싶은 벙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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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애플뮤직으로 work playlist 만들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부스트 될 수 있는 음악으로 순서를 주의깊게 고르고 있는데
오늘 귀가길 너무 지쳐서 강제부팅되는 기분이라
검정치마 틀었다가 이발관 6집을 틀어봤다.
그리고 지난번 여름 초입엔가 보았던 소식이 어찌되었나 궁금하여 찾아보았다
익숙한 것이 주는 안도 같은 것이 있다
여전히 저렇게 똑같이 살고 있구나 하는
변하고 떠나는 숱한 것 사이에 저 사람은 어쩐지 10년 전이랑 똑같다는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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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16살 나이 차이에 깊은 관심이 있었던 건 아닐까
예전부터?
이메일 하나가 생각나서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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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가 너무 매일 마시고 싶어 새삼 걱정이다
요즘 감자집 사장님이 너무 친한 척한다
한 달에 최소 네다섯 번씩 가서 마감 때까지 마시고
술 취하면 주정부리는 사람의 말이다...
근데 나 성격 이상해서 내가 다가가는 건 되는데
막상 다가오면 뒷걸음질 치잖아..
그러고 보니
노가리 사장님과 감자집 사장님만 있는 줄 알았는데
나 스무살 때도 단골 맥주집 사장님 있었다
왈츠 사장님... 지금은 뭐하실까 잘 지내실까
서른 사장님도...
나의 맥주사랑은 역시 역사가 깊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