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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없음 2018'에 해당되는 글 7건

  1. 2018.08.20 근황
  2. 2018.06.25 소설을 읽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
  3. 2018.06.11 어림
  4. 2018.05.26 건강기록
  5. 2018.05.11 전시 보는 것
  6. 2018.04.08 무도
  7. 2018.03.03 섬 생활

근황

주제없음 2018 / 2018. 8. 20. 21:20


_
잠을 제대로 못 자는 하반기가 시작되었다.
처음엔 다음날 있을 인터뷰 때문에
더위 때문에
수업 걱정 때문에
전시 때문에
어떤 생각 때문에
이젠 그냥 오만가지 다


_
어제 아니 오늘인가
어제 밤10시부터 오늘 새벽 1시까지 잠을 자고
다시 잠에 들지 못했다.
지금이 아홉시
조금 많이 피로하다


_
오픈스튜디오 준비로 작업실에 선반을 샀다
작업실을 뒤집어 엎어 정리했다
넓어졌다
그동안 왜 죄다 바닥에 늘어놓고 살았지???
공구정리대도 만들었다 예쁘다


_
어젠 서울사대부속초등학교 운동장을 뛰었다
번잡한 이 동네 속 고요하고 어두운 곳이었다
엄청 기분이 좋았다
동네에서 제일 좋아하는 곳으로 하기로.


_
아 그런데
무릎이 박살났다
누워도 앉아도 걸어도 수련해도 아픈 상태.
어제 올림픽공원-양평 다녀온 이후
달리기는 진짜 오바였다.


_
엄청 몸을 생각해서 운동을 하는 시기와
스트레스 받는다고 이상한 음식으로 몸을 혹사하는 시기가 자꾸만 번갈아온다.
일주일에 배달음식을 5번 시켜먹었다.
몸은 금방 불고 아주아주 더디게 빠진다.
그다지 누가 나에게 뚱뚱하다고 하지는 않을테지만
그낭 나는 커졌다. 덩치가 커졌다고 해야 할까.
건강하고 싶은데 배가 불러도 우겨넣게 하는 스트레스를 견딜 수가 없다.


_
최근에 알게 된 사실.
사람들은 자기가 무엇이 지원했다든가 그런 것을 말하지 않는다.
그것이 학교든 공모든 되면 말하지, 결과가 나오기 전엔 말을 하지 않는다는 놀라운 사실.
왜 나만 아무거나 다 말하고 다녔냐 싶은 벙찜.



_
요즘 애플뮤직으로 work playlist 만들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부스트 될 수 있는 음악으로 순서를 주의깊게 고르고 있는데
오늘 귀가길 너무 지쳐서 강제부팅되는 기분이라
검정치마 틀었다가 이발관 6집을 틀어봤다.
그리고 지난번 여름 초입엔가 보았던 소식이 어찌되었나 궁금하여 찾아보았다
익숙한 것이 주는 안도 같은 것이 있다
여전히 저렇게 똑같이 살고 있구나 하는
변하고 떠나는 숱한 것 사이에 저 사람은 어쩐지 10년 전이랑 똑같다는 위로


_
근데
16살 나이 차이에 깊은 관심이 있었던 건 아닐까
예전부터?

이메일 하나가 생각나서 ㅋ


_
맥주가 너무 매일 마시고 싶어 새삼 걱정이다
요즘 감자집 사장님이 너무 친한 척한다
한 달에 최소 네다섯 번씩 가서 마감 때까지 마시고
술 취하면 주정부리는 사람의 말이다...
근데 나 성격 이상해서 내가 다가가는 건 되는데
막상 다가오면 뒷걸음질 치잖아..

그러고 보니
노가리 사장님과 감자집 사장님만 있는 줄 알았는데
나 스무살 때도 단골 맥주집 사장님 있었다
왈츠 사장님... 지금은 뭐하실까 잘 지내실까
서른 사장님도...
나의 맥주사랑은 역시 역사가 깊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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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요즘 가까이 지내는 친구.
그 친구의 작업은 줄곧 지켜봐왔지만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다.

그 친구 작업을 볼 때면 일종의 frustration에 사로잡힌다
약간의 짜증 화남까지
내 반응을 이해하기 위해 그 친구 작업에 대해 남이 쓴 글 두 편을 읽었는데
조금 더 frustrated.


얼마전 자기는 소설을 잘 안 읽어서 요즘 읽으려고 노력한다는 말을 들었는데
아 거기서 오는 걸까, 라는 생각을 잠시 했다.

소설적 인간
산문적 인간


_
그러고 보면 또 다른 친구 한 명의 작업도
잘 이해하지 못했었는데,
뭐랄까 분위기만 남아있다는 인상이었는데
최근에 꼼꼼히 다시 보고는
그래도 조금 이해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문학을 읽는 인간과 싫어하는 인간의 차이이려나 하고
성급한 결론을.


_
나로 말하자면
나는 definitely 어쩌면 to the core 소설을 좋아하는 인간이다.
소설은 숙제로 주어지지 않아도 즐거이 밤을 새워 읽는다.
비소설은 늘 나에게 숙제 같은 것. 소설보다 오히려 빨리 효율적으로 읽을 수는 있는데 스스로 읽기란 너무나 어려운 것.

그래서 최근엔 비소설-미술 또는 철학 관련 책들을 사들이는 편이다.
잘 안 읽으니까.....
그래서 책을 자꾸 책상 위에 쌓아두기만 하고
여전히 잘 읽지는 않는다.



_
그래서 제주도에 무슨 책을 가져갈까 고민.
조금씩 읽다가 내버려둔 책들은 무지 많은데
수영하다 나와서 읽고 싶은 책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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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림

주제없음 2018 / 2018. 6. 11. 22:14

그동안 별로 느껴본 적 없었던 나이의 차이를 느끼곤 한다. 이것은 내가 스스로 어떤 챕터를 넘겼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인지 잘 모르겠다.

나신이 나오는 영화를 잘 보지 못하는 친구를 볼 때나 어제 마주친 친구처럼 “교환학생 갔을 때 자취를 했어서 요리를 잘 해요”라는 말을 들을 때면 조금 멍해진다. 그리고는 희미한 미소를 짓게 된달까.

스물네 살의 나도 그랬겠지. 막 유럽에 갔다와서 머리만 잔뜩 커져서.

아무 관계없는 이야기지만, 내년에는 한달 정도 남프랑스를 여행하고 싶다. 그 이상의 시간과 돈을 할애할 수 있다면 두 달도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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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기록

주제없음 2018 / 2018. 5. 26. 22:06

4월25일, 노래방 다녀온 뒤 열흘 동안 목소리 안나옴. 

5월21일, 밤새 술 마시고 난 뒤 편도선 붓고 몸살. 


조심하자, 밤새 술 마시지 말자....



6월13일, 아침 7시까지 술 마시고... 17일부터 낌새가 이상하더니 18일, 19일 내내 감기 몸살. 

정신을 차리자,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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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보는 것

주제없음 2018 / 2018. 5. 11. 17:55

요즘은 잘 참는다. 글도 읽는다. 작업도 한참 본다. 영상은 왠만하면 끝까지 1회 정도는 본다. 

설치 방식에 대해 한 번 생각해 본다. 깊이 생각하는 것은 아니고 그냥 한 번. 


기본적인 리스펙트. 시간과 생각, 자기혐오와 즐거움을 오락가락 했을 것이라 가정하고 

동종업계인으로서의 최소한의 예의, 최소한의 시간을 들이는 것. 

그것만으로도 전시 관람 경험이 제법 참을만한 것이 되었다, 내지는 늘 그럭저럭 최악은 아니게 되었다. 


전에는 인내심이 없었다. 압박면접을 하는 면접관처럼 '그래 어디 해 봐'라는 태도로 접근했다. 

특히나 영상에는 가차없었는데 참고 참아 30초 동안 나를 사로잡지 못하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수준. 

전시 관람에는 즐거움보다 분노가 가득했다고나 할까.


이 작업 정말 좋다,든가 그 전시 진짜 좋다,든가 그런 건 예나 지금이나 거의 없다.

더군다나 다른 사람에게 전화해서 '야 너 그 전시 꼭 봐. 꼭 봐야 돼.' 하는 일은 지난 6년 동안 딱 한 번 있었다. 

물론 일부러 전화해서 그런 건 아니고 '그거 전시 좋더라. 한 번 봐봐.' 하는 일은 몇 번 더 있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선재가 타율이 좋네)


그래도 요즘은 전시장을 쭉 돌고 나서 분노에 가득 차서 사람들을 내리깔거나 욕하는 일이 없어졌고.

(비교적 겸손해진 이 태도는 어쩌면 내 자신에 대한 실망 때문인가.....?!?)

그저 '음 그랬구나' 정도의 이해. '이런 걸 하고 싶었구나' 또는 '이런 걸 하고 싶었는데 잘 안됐나' 정도. 

그렇지만 내가 꽤나 너그러워졌는데도 분노하게 하는 전시는 여전히 있다. 가만보면 나는 기만을 제일 혐오한다. 


글로 써놓거나 언어로 설명하면 말이 되는데 또는 기획으로는 무슨 말인지 알겠는데, 개별 작업/행사의 구체적 면면을 들여다보면 아무것도 없는 것. 언어만 남거나 기획의 허울만 남는 것은 여전히 화가 나고 허무하다. (국현의 다원이 그렇고, 최근에 다녀온 몇 개의 전시연계행사들이 그랬네...)


아무튼 그렇다. 재미있는 전시 보고 싶다. 좋은 작업 보고 싶다. 좋은 퍼포먼스 보고 싶다. 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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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

주제없음 2018 / 2018. 4. 8. 10:01



기사


못생긴 아저씨들만 나오는 예능을 점점 볼 수가 없어진 것은 언제부터였나. 그래도 무한도전은 나름대로 챙겨봤던 시기가 있었는데. 조금씩 불편했던 것은 무도에서 정형돈 노홍철 길 하차 후 식스맨부터였나. 홍진경이 남장을 하고 나왔던 것. 잠깐씩 오는 게스트마다 남자였던 것. 광희 다음 양세형. 이미 조세호 오기 전부터 안 보기 시작했었지만.
진짜 사나이 특집인가 그거 할 때부터 아예 싹 안 보기 시작했는데 아주 가끔 너무 심심해서 한 번 볼까 하다가도 5-10분을 채 참을 수가 없었다. 꼴보기가 싫어서.


그리고 기사에 나온 것처럼 c가 챙겨본다는 해피투게더를 같이 봤는데 박미선 김신영이 사라지고 한물 간 아저씨들이 대거 나오는 상황. 엄청난 후려치기지만 유재석이야말로 웃는 얼굴로, 매너와 예의로 무장한 최고의 방관자, 시스템의 수호자일지도.


Posted by hamag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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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생활

주제없음 2018 / 2018. 3. 3. 16:00

* 3월2일이 되어서야 '주제없음 2018' 카테고리를 생성하다니. 사라지는 것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나는 이 자리를 지키려고 나름대로의 노력을 했기 때문에 2008년부터 십년을 지내온 것이 제법 뿌듯하다.


섬에 내려와있다. 제주처럼 큰 섬은 아니지만 굴업도처럼 작은 섬에 잠시 있는 것도 아니다. 아마도 무릎 상태 때문에 걸어서 섬을 도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내가 있는 남쪽 항구에서 북쪽 항구까지 섬을 가로질러 5킬로미터 정도, 동쪽 항구로는 6킬로미터 정도. 읍내에는 편의점이 두 개나 있고 횟집을 비롯한 가게들이 아주 많다. 가요방이 꽤나 많은 것이 인상적. 노래방과는 분명 다른 분위기의 간판이다. 


작년 이맘때 일본에서 있었던 레지던시와 유사한 점이 조금 있다. 삼시세끼 요리를 해먹는다는 것과 날씨에 아주 큰 영향을 받으며 하루하루를 지낸다는 것. 처음 내려온 날과 그 다음날은 날씨가 매우 따뜻하고 화창했다. 그런 날들이 당연스럽게 이어질 줄만 알았는데 그 다음날엔 하루종일 비가 왔고, 파고가 높아 배가 뜨지 않았다. 그 다음날도 바람이 세차게 불었고 비는 오지 않았지만 낮은 기온과 구름에 가려진 음산한 하늘 때문에 산책을 길게 하지 못했다. 어제는 오랜만에 날이 개어 제법 오래 밖에 앉아있을 수 있었다. 작은 배들이 정박해있는 곳에서 물결의 움직임에 따라 통통 거리는 소리를 내는 배들에 한참 귀를 기울였다. 큰 다리 근처 부둣가에 앉아서 빛이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마을 정자에 앉아 햇볕이 발가락을 따뜻하게 뎁혀주는 것을 느꼈다.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는 것이 좋아서 그냥 앉아있을 수 있었는데 날씨가 좋지 않으면 결코 하지 못할 일이다. 오늘은 다시 하늘이 어둡다. 기상청 홈페이지에서 그날그날의 파도 높이 살핀다. 배를 타고 나갈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되었다. 계절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좋다는 생각을 한다는 건 내가 너무나도 도시인이기 때문이겠지. 


같이 내려왔던 친구는 어제 잠시 서울에 올라갔다. 그 친구는 꽤나 시골에서 자라서 가끔 내가 하는 귀농 이야기에 고개를 젓는 사람이다. 이곳에 와서 그 친구가 아침에 눈을 뜨면 텔레비전을 켜고 밖에 나갔다가 들어오면 텔레비전을 켜서 저녁을 먹고 상을 치우고 잠들기 직전까지 리모컨으로 채널을 하염없이 돌리는 모습을 보고 조금 놀랐고, 조금 짜증스러워지려고 했지만. 워낙에 눈치가 빠른 친구라 별말 하지 않았는데도 아침에 티비를 켜는 것은 이틀만에 그만두었다. 하지만 여러 모로 생활 패턴이나 관심사, 사회문제에 대한 의견, 장을 볼 때의 습관 등이 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아갈 때쯤 서울로 슥 올라가버렸다. 언제 다시 내려올 것이냐는 물음에 명확한 답변을 내지 않고 가더니, 저녁 무렵 서울에 도착하여 "역시 서울이 좋군" 따위의 문자를 보낸다.


홀로 남은 밤은 다소 무서워서 맥주를 여러 캔 비워내고 과식을 하고서 잠에 들었다. 그렇지만 새소리를 들을 수 있는 오후 시간을 오롯이 가질 수 있어 조금은 반갑고, 긴 시간 목욕을 할 수 있어 좋다. 


지난 4박5일은 몇 해 전의 실수를 생각하면 위태로운 것일 수도 있었는데 아무 탈없이 지나갔고, 오랜 시간 동안 품어왔던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다행이다. 어쩌면 꼭 필요했던 시간일 수도 있다. 


여기서 앞으로의 날들을 계획하고 서울로 돌아가고 싶은데 마음이 자꾸 도망치는 것을 붙잡는 게 쉽지 않다. 할 일이 없어서 가끔 담배 생각이 난다. 




Posted by hamag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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