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팍한 취향/얄팍한'에 해당되는 글 28건
- 2010.09.06 피트도허티 @woodstower festival, lyon
- 2010.08.28 펫샵보이즈 사진 방출 @ brighton centre (19/07/2010)
- 2010.07.27 펫샵보이즈 공연 Pandemonium Tour (2010/07/19)
- 2010.07.18 fuck forever - babyshambles
- 2010.07.12 샤를로트 갱스부르 파리 공연 2010/07/08
- 2010.04.02 Lucky, lucky, you're so lucky, Mister Auster 1
- 2010.03.27 franz ferdinand
- 2008.10.19 GMF 2008 1
펫샵보이즈 사진 방출 @ brighton centre (19/07/2010)
펫샵보이즈 공연 Pandemonium Tour (2010/07/19)
2010년 7월 19일 PSB Pandemonium Tour - Brighton
집에서 새벽 다섯시 반에 나와서 gare du nord에 가서 유로스타를 타고 런던에 도착해서 st pancras에서 victoria line을 타고 (기차역에서 victoria line 타는 곳까지는 정말정말 멀었다 -_-) 연착된 유로스타 때문에 시간이 촉박해 victoria에서 내려서 victoria coach station까지 달려가서 겨우 브라이튼 가는 코치를 타고 두 시간 정도만에 브라이튼에 도착했다 (휴). 굉장히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시간은 겨우 열두시를 조금 넘었었다.
런던에서 타고 온 버스는 우리를 브라이튼의 pool valley coach station에 내려주었다. 버스에서 내려 약 50미터쯤 걸으니 예약한 숙소가 나왔다. 우리가 브라이튼에서 psb외에 유일하게 기대하고 가고 싶다고 생각한 mock turtle이라는 티카페는 pool valley lane에 있어 숙소에서 약 70미터쯤 떨어져있었을라나 그랬는데 내부공사로 문을 닫았다(-_-). 원래 그날이나 다음날 그곳에서 애프터눈티를 마시려고 했는데 결국 쇼핑센터에 가서 CD쇼핑을 했다. 어쨌든 도착을 하고 보니 체크인 시간까지 두시간 정도가 남아 우체국을 찾아가 환전을 하고 근처 카페에 들어가 간단한 식사를 했다. 브라이튼에 queer 인구가 많다는 얘길 언뜻 들은 적이 있는데 무지개 깃발을 걸어놓은 상점이 정말 많았다.
숙소는 가격대비 fair했다. 바닷가가 슬쩍 보이는 창문이 두 개가 있고 퀸사이즈 침대와 옷장, 화장대, 베드사이드 테이블, 일인용 소파 두 개, (나오지는 않았던) TV가 갖춰진 방이었다. 화장실도 널찍한 편으로 변기와 샤워실, 세면대가 있었다. 방에 들어가자마자 우리는 짐을 조금 풀고 낮잠을 잤다.
네시 반쯤 일어나 옷을 챙겨 입고 공연장인 brighton centre로 걸어갔다. (숙소와 코치스테이션, 공연장 모두 너무 가까웠다.) 숙소에서 약 5-7분 정도 거리에 있었을라나, brighton centre에 도착하니 약 십여 명 정도가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표를 교환해 받고 우리도 줄을 서서 기다렸다.
그리고 그동안의 스탠딩 공연 자리 선점 경력으로 맨 앞줄에 서서 공연을 볼 수 있었다. (문이 열리고 들어가자마자 야구장에서처럼 마구 뛰었다.) 그런데 어처구니 없는 사람이 있었다. 갑자기 내 오른쪽으로 와서 자기가 "squeeze in"해도 되냐는 거다. 지난 겨울 이발관 스탠딩 때도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난 정말 화가 난다. 이발관 공연 때는 직접 대놓고 물어본 건 아니고 은근슬쩍 끼어들려고 한 거였는데 '앞에 서고 싶으면 나처럼 예매를 일찍 하든가'라는 불만이 있었다 (-_-). 그런데 그것보다 더 심하게 실실 웃으면서 좀 껴달라고 부탁을 하다니 정신이 없다. "여기 내가 서도 될 거 같은데. 우리(게다가 두 명이다) 여기에 살짝 껴서 서면 안 될까?"라고 해서 '아 너무 직설적으로 말하면 안 되는 게 아닐까'라는 걱정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어이가 없어서 "No"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랬더니 자루 왼쪽에 가서 "그럼 여기 좀 껴줘."라는 거다. 자루 왼쪽에 있던 아주머니가 "그래서 우리가 뛴 거야."라고 말하며 안 껴줘서 그냥 넘어갔지만 스탠딩 공연에서 그 정도로 뻔뻔한 사람은 처음 봤다.
어쨌든 그 뒤로 공연 끝날 때까지 자리 사수에 심혈을 기울여야 했다. 그 뻔뻔한 사람이 우리 바로 뒤에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공연 중간에 자꾸 내 자리 펜스에 손을 올리는 사람이 있어서 신경이 곤두서있었다.
하지만 공연은 참 좋았다. 스탠딩은 맨 앞줄이 아니면 싫다는 생각을 다시금 했다. 둘째줄만 되어도 앞사람 머리 신경써야 하고 가방 놓을 자리도 없고 기대어 잡고 있을 펜스도 없으니까. 물론 이런 이유들보다도 공연하는 사람의 얼굴을 자세히 볼 수 있어서 좋다. 우리는 무대 중앙에서 살짝 왼쪽에 자리를 잡았는데 크리스는 오른쪽 끝에 있어서 잘 볼 수가 없었지만 닐은 충분히 잘 볼 수 있었다. 닐의 라이브는 '이거 립싱크 아냐?'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CD와 똑같았다. 목소리는 정말 잘 안 늙는지 여전히 영롱하신 목소리. CD로 들을 때도 감탄하긴 했지만 내 눈 앞에서 그 순간에 노래를 하는 닐을 보면서 '고음을 이렇게 매끄럽게 쉽게 처리하다니!'라는 감탄을 했다. (무슨 소린지;)
나는 라이브가 과연 공들여 녹음하고 마스터링(잘 알지도 못하면서 떠들어댄다)을 한 음반보다 사운드의 측면에서 더 좋을지에 대해 의문이 있다. 그래서 CD를 재생해놓는 것처럼 별다른 특징이 없는 공연은 재미가 덜하다는 생각을 한다. '이럴 줄 알았으면 내가 집에서 음반을 듣지!'라는 마음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약간 보여줄 수 있는 멘트가 많은 공연을 좋아했다.
펫샵보이즈의 공연은 멘트가 거의 없었다. "Hello Brighton", "Thank you Brighton"은 멘트라고 할 수도 없고. 그 점이 조금 아쉽긴 했지만 공연이 전체적으로 완성도가 높달까 시각적으로 흥미로운 부분이 매우 많아서 재미있었다. 예상했던 대로 무대셋팅이 화려한 공연이었는데 무대를 재빨리 정확하고 능숙하게 셋팅하는 스태프들의 모습을 보는 것도 하나의 볼거리였다.
오프닝 무대로 sophie 누구셨더라;의 나의-음악적-취향과-전혀-맞지-않은-목소리와-가사와-멜로디에-미학적-취향과도-전혀-맞지-않는-의상과-춤을-선보였지만-이상하게-지루하지는-않았던-공연이 끝나고 닐과 크리스가 머리에 상자를 쓰고 나왔다. 첫 곡을 상자를 머리에 쓴 채 불렀는데 닐의 pooh처럼 동그랗게 나온 배가 도드라져 보여서 귀여웠다.
처음에 벽처럼 높이 쌓여있던 상자들은 공연의 전반적인 흐름에 따라 서서히 무너져 가면서 다양한 모습을 연출했다. 공간을 분리하는 데에도 쓰이고 의자로도 쓰이고 jealousy를 부를 땐 싸움의 무기?로도 쓰였다. 의상에도 상당히 신경을 많이 쓴 것 같았는데 닐과 크리스는 각각 자신이 원래 선호하는 스타일(크리스의 후드가 제일 눈에 띄었다)을 유지하면서, 커플룩처럼 서로 어울리면서, 곡과 무대셋팅과도 조화를 이루는 의상들이었다.
코러스도 하고 춤도 추고 연기도 하는 다재다능한 댄스팀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처음에는 다 다른 사람들인줄 알고 '댄스팀이 대체 몇 명이야?'했는데 딱 네 명이었다. 마지막에 앵콜 끝나고 한 명씩 소개를 해주고는 "we are all pet shop boys."라고 하는데 내가 댄스팀이라면 꽤 자랑스러울 것 같았다. 네 명 모두 끼가 넘쳤지만 특히 한 명이 돋보였다. 건물 모형을 온몸에 뒤집어 쓰고 춤을 추는데도 스텝이 남달라 눈여겨 보게 되는 사람이었다. 닐과 함께 꽤 중요한 코러스를 부르기도 했는데 어떤 곡이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 어쨌든 노래도 상당히 잘 하고 춤에도 감각이 있어 보였고 연기도 하셨다. 게다가 표정도 다양해서 특별한 느낌을 주었다.
펫샵보이즈에 대해서 감탄했던 또 한가지 부분. 댄스팀에 대해서. 댄스팀의 의상은 피부빛깔이나 성별을 암시하는 요소들을 의도적으로 배제했다 싶을 정도로 중립적이었다. 특히 공연 중반이 될 때까지 댄스팀은 계속 머리에 상자를 쓰고 있어서 그 사람이 남성인지 여성인지, 어떤 인종인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누군가가 그 부분을 밝혀내는 데에만 초집중을 하고 관찰을 한다면 어느 정도 알 수야 있었겠지만, 성별이나 인종 등의 요소를 없애고 그 '사람'의 몸짓에만 집중할 수가 있었던 점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사람'을 볼 때에 가장 먼저 파악하고, 쉽게 파악되지 않으면 그걸 먼저 파악하고 싶어서 안달이 나고 (내가 머리를 밀었을 때를 생각해보면.), 그걸 토대로 그 '사람'을 바라보기도 전에 미리/이미 형성해버리는 성별적 인종적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의도가 아니었을까 싶다. 그런 점에서 기발하고 생각이 깊다는 느낌을 받았다. 머리에 상자를 쓴 두 '여성'(임이 분명한 신체를 가진 사람)이 왈츠를 추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보통 남성이 리드를 한다거나 남녀가 추는 춤이라는 인식이 강한 왈츠와 라틴댄스의 일종을 두 여성이 춘다는 발상이 마음에 들었다.
종합적으로? 말하자면, 펫샵보이즈의 공연은 한 편의 극을 보는 것과도 같은 완결성이 있는 공연이었다. 지금까지 보아온 그 어떠한 '음악공연'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공연이랄까. 나중엔 호들갑스럽게 "현대예술의 총체를 보는 듯한 느낌이야"라는 감상을 말하기도 했다. 2009년 런던에서 있었던 공연을 DVD화해서 판매하고 있는 게 있는데 지금 영상을 보니까 내가 본 공연과 완전히 똑같다. 셋리스트도 같고 무대셋팅이며 의상까지도 같다.
나머지 공연 사진 방출.
지산도 pandemonium tour의 일부?이니까 셋리스트도 비스무리하게 나오지 않을까.
fuck forever - babyshambles
샤를로트 갱스부르 파리 공연 2010/07/08
franz ferdinand
I charm you and tell you of the boys I hate
All the girls I hate
All the words I hate
All the clothes I hate
How I'll never be anything I hate
You smile, mention something that you like
or How you'd have a happy life if you did the things you like
So much better on holiday
That's why we only work when
We need the money
GMF 2008
1. 꾸꾸꾸
오랜만에 브로콜리 너마저씨들.
여전히 난 이 분들의 '찌질한' 감수성이 너무 좋다. 몇 번을 다시 들어도 매번 새롭게 아프고 위로하고 달래주는 음악을 만났다는 것은 엄청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음악을 직접 듣고 그 순간을 즐기는 것은 나를 붕붕 뜨게 만든다.
해가 쨍하지도 않고 바람이 많지도 않으며 춥지도 않은 정말 피크닉에 완벽한 좋은 날씨, 좋은 동행자, 그리고 브로콜리 너마저의 노래. 이보다 더 좋기도 쉽지 않다. :-)
양발을 모두 한꺼번에 까딱까딱하는 게 너무 귀여웠던 계피님. (여전히 훔치고 싶은 목소리)
정말 빠져들어 음악을 타고 있다는 게 느껴지는 잔디님.
어떨 땐 약간 아이같은 목소리로 노래하는 은근 입담이 좋은 더거님.
과묵한듯 그러나 굉장히 힘차 진짜 멋지다고 생각한 향기님.
무심한 표정으로 명확한 박을 만들어내는 류지님.
공연 정말 좋았다.
2. 속좁은 여학생
브로콜리 너마저, 라이너스의 담요, 뜨거운 감자, 스웨터, Old man river, 마이 앤트 메리, 언니네 이발관. 이 중에는 그냥 밥 먹으면서 또는 책 읽으(려고 노력하)면서 들은 밴드도 있지만 어쨌든 오늘 공연을 본 밴드들. 하지만 오히려 공연 때문에 안 좋아하게 된 밴드들도 많다. 이것도 저것도 마음에 걸려 좋아할 수 없었달까.
3. 작은 마음
브로콜리 너마저의 CD 두 장, 언니네 이발관 5집, 스웨터의 CD 두 장을 챙겨서 간 나는. 내 작은 마음 때문에 정말로 사인 받고 싶었던 두 밴드의 사인은 받질 못하고 조금은 생뚱맞게 스웨터의 사인만을 받았다.
브로콜리의 공연이 끝나고 사람들이 우루루 나가길래 왠지 사인회 줄이 너무 길 것 같아 지레 포기하고 그냥 그 자리에 계속 앉아 라이너스의 담요 공연을 보았는데 라이너스 공연은 너무 짜증났고 뒤늦게 자리에서 일어나 메인 스테이지 쪽으로 간 나는 이미 끝난 사인회와 뭔가 바쁘게 준비하고 있는 브로콜리씨들을 볼 수 밖에 없었다. 안타까워.
그리고 Old man river 노래가 너무 시끄러워서 돗자리를 접고 방황하다가 우연히 시간이 맞아서 스웨터의 사인을 받았다. 그런데 오늘 스웨터 공연 보고 이아립씨 노래에 대해 짜증을 많이 냈던 터라 사인 받으면서 할 말이 없었다는 것이 슬펐다. 오늘 이아립씨의 음을 너무 꺾고 꾸며서 담백한 맛이 사라진 <멍든새>는 매력이 없었다. 맞지 않는 옷을 입은 이상한 이질감.
언니네 이발관은 사실 이미 처음부터 예상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마지막 곡을 듣지 않고 미리 나가서 줄을 서면 사인을 받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았고 그래서 끝까지 다 듣고 갔을 땐 이미 긴 줄이 나있었다. 아마도 30분이라는 사인회 시간 안에 다 해줄 수 없는 정도의 긴 줄. 그래서 그냥 사인하는 책상 쪽에 서서 멤버들 얼굴을 보고 사진을 찍다가 올 수 밖에 없었다. 안타까워.
4. 의외의 사실
언니네 이발관 전에 그 무대에서 공연을 한 밴드는 정말 내 취향이 아니었지만(마이 앤트 메리) 어쨌든 자리를 지켜 언니네 이발관을 기다렸다. 처음으로 보는 이석원씨의 얼굴(다른 멤버들도 마찬가지이지만). 생각보다 작은 키. 생각보다 단정한 느낌.
5집 앨범 <가장 보통의 존재>의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부른 뒤 <나를 잊었나요>까지 부른 언니네 이발관. 요즘 매일매일 듣고 있는 앨범이라 정말 CD같으면서도 CD 같지 않았다. 이석원은 여러 모로 노래를 변형시켜 불렀고 은근히 재미있는 말들을 툭툭 던졌다. 기타의 이능룡씨는 당연한 얘기이겠지만 정말 기타를 잘 치더라. 열정적으로 기타를 칠 때 폭폭한 머리를 흔드는 게 멋있었다.
그렇지만 정말 의외의 사실은 이석원이 귀엽다는 것이었다. 너무 귀여워서 잡아 먹고 싶을 정도로. 땀을 닦아내는 손짓이나 리듬을 타는 몸짓, 질끈 감은 눈, 굵게 잡은 미간의 주름, 뾰루퉁하게 내민 입, 앙다문 입, 재치있는 멘트, 무대에서 자유로운 그러나 결코 과장되지 않은 스텝, 단정한 말투, 구슬 만한 공기를 집어 넣은듯한 뚱한 볼. 정말 "귀여워!"를 연발하게 하는 인간이었다. 정말이지 의외의 사실.
5. 이웃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나는 정말이지 목소리를 잘 새겨 듣고 싶은데
CD에서는 배제된 숨소리까지 담아 느끼고 싶은데
가사에 깊게 젖어 그 순간에 빠져들고 싶은데
너무 감정이 이입된 나머지 노래방에서처럼 노래하는 사람들
가사와 관계없이 쿵쿵뛰며 박수치는 사람들
나 같은 이웃에겐 방해가 되었다.
6. 아름다운 것
오늘 느낀 것 중의 하나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것. 이라고 하면 너무 거창하다. 하지만 브로콜리 너마저와 언니네 이발관의 공연을 보면서 강하게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인간의 소유욕. 가만 생각해보니 정말 인간의 본성에 소유라는 욕구가 내재되어 있는 것 같았다. 좋은 것, 아름다운 것(귀여운 것?)을 그대로 두지 못하고 그대로 두고 그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갖고 싶어한다. 가지려고 해.
오늘 나는 계피씨의 목소리를 훔치고 싶었고.
이석원씨를 잡아 먹고 싶었고(응?). 이석원의 목소리를 갖고 싶었어.
왠지 퐁당 빠져서 홀라당 넘어 가버린 것 같네.
7. 푸훗
<보편적인 노래>는 좋았지만 그랬지만 왠지 조금 다른 느낌의 곡이었다. 지금까지 들어온 브로콜리의 노래와는 약간 다른.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였지만 공감하기 어렵기도 했고 평소의 브로콜리보다 감정이 조금 격앙된듯한 노래. 그래서 살짝 어색했지만 그래도 결론적으론 좋았던.
하지만 <이웃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와 <속좁은 여학생>은 정말 마음에 가득 담았다. 특히 <속좁은 여학생>에서 "빵" 터져 버렸다. 언젠가의 클럽 공연에서 <편지>를 처음 듣고 울었던 것처럼. 벌건 대낮에 훌쩍대고 말았다.
8. 그래서 그런지 현실이 낯설었어
내일부터 시험기간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아. 절대 믿을 수 없어. 아직도 나는 그 분위기와 공기, 음악, 감정에 취해 흐느적대고 있는데 집이 어색해. 내일이 낯설어.
전체 제목부터 소제목까지 정말이지 연관성이 없는.
이석원처럼 서른 여덟이 되어도
이런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