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술을 마셨다.
오랜만에 감자집. 아마 총 8잔 또는 8.5잔 마신 것 같다.
열두시 조금 넘어 잤기 때문에 아침에 잘 일어날 수 있을지 걱정이 됐는데 어제 아침에 일어나는 것보다는 질 일어났다. 어제는 왜 그렇게 가기 싫었을까.
오늘도 역시나 지각. 근데 버스를 한 대 놓쳐서 그랬다...
암튼 7:20수련시작 8:45종료.
수리야 첫 다운독할 때 술기운이 머리로 훅 올라와 어질어질했는데 다행히도 금방 나아졌다.
어제 낮에 버스 내릴 때 오른 무릎이 꺾이는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 무릎이 계속 별로다.
술이 안 깬 것 + 무릎상태 때문에 스탠딩아사나에서 균형을 요하는 것들이 특히 힘들었다.
사실 수리야 시작하면서, 아 왔으니까 그냥 갈까 하는 생각도 했다.. ㅋㅋ
몸은 오히려 아주 말랑말랑한 상태.
요즘 부자피다사나는 이마를 댄다. 이마를 넓게 대긴 하는데 아무리 그렇다 해도 턱과 이마는 천지차이인듯.
전에 안그랬는데 쿠르마사나 할 때 햄스트링이 땡긴다.
오늘 숩타는 잡힐 것만 같았는데 안 잡혔다.
wj샘이 근처에 계셨는데 도와주러 오시지 않았..
심지어 내가 잡고 싶어서 두 번 했는데도 말이다 ㅋㅋ
도대체 숩타는 언젠가 될까 과연 이게???
가르바도 마찬가지다.
이번 생에 될지 의심스러운 아사나들.
부자피다사나-숩타쿠르마사나-가르바핀다사나
물론 다른 것들도 챌린징 하지만 얘네는 솔직히 노답.
우르드바다누라사나. 오늘도 당연히 꼼수 부리고 싶었지만 또 자신과의 대화를 이어가며
5회 10-8호흡. 워크인도 하긴 함.
이번주에는 백밴딩할 때 허벅지가 타는 것 같다.
다리힘을 길러야 하는 것이긴 하니 좋은 거겠지...? 맞나..
시르사사나 37호흡 내려왔다가 하프밴드 10호흡 마무리.
시르사사나는 많이 안정화되었는데 문득 궁금한 것이.
아무리 안정화 되어도 나는 바들바들 땀 흥건 해지는데
이걸 편안하게 오래 하는 사람들도 있나.
샘들 보면 너무 편해보이는데 마치 바닥에 서있는 것처럼.
그렇게 보이는 것뿐인지 아니면 진짜 그런건지.
끝나고 샘에게 물어봤다.
they practiced for 5 to 7 years. you are getting better, right? 그럼 된 거야. good.
아니 뭐 조급한 건 아니었고, 그냥 궁금해서 여쭤본겁니다만.....
고관절 닫아주는 운동도 같이 해야겠다.
+
요즘 마음
2016년 여름부터 꽤 오랫동안은 선생님의 말이 절대적이었고 의지를 많이 했다. 선생님이 내일 오라고 하면 무슨 일이 있어도 가는. 어떤 면으로 보면 선생님께 인정받는 일을 마음에 더 크게 두는?
17년 봄에 돌아와서도 비슷했지만 선생님과 나의 스케줄 차이로 별로 같이 수련하는 시기가 없었고.
봄부터 시작해서 여름엔 너무 아팠다. 이곳저곳 안 아픈 곳이 없었는데 선생님이 대책이 없는 것이 화가 나기도 하고 무책임하단 생각도 했던 것 같다. 선생님의 어져는 한 번도 안 아팠었는데 그것이 깨진 시기이기도 하다. 숩타 쇄골... 절대적 신뢰가 흔들린 시기.
그리고는 팽팽 놀았지. 전시와 출장으로 바쁜 가을과 겨울을 보내고.
약 2개월 만에 다시 시작. 다시 시작하고는 선생님 말을 전보다 잘 안듣게 됐다..... 그냥 내 몸 힘들고 아침에 귀찮으면 못/안 가. 선생님도 전과 달리 별로 신경쓰지 않고. 가끔은, 아니 이렇게 핸즈온도 하나도 없을 거면 왜 와서 수련하는 건가 싶었다.
그러다가 계기는 뭐였을까.
다른 사람들 수련일지 찾아보다가 인상 깊은 문구가 있었다.
안정된 수련이라는 말.
아사나를 더 받고 말고 이런 거 말고 안정된 수련을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는, 나와 같은 선생님에게 가르침을 받고 있는 어떤 분의 블로그를 보고 뭔가 딩- 하고 치는 게 있었다.
그리고 그 분 말 중에
안정적이라는 것은 어쨌든 끝까지,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빠지지 않고 계속 하는 것.
수련을 그냥 하는 것.
당연히 매일 하는 것.
이 말들을 읽고 난 뒤에 ‘매일 수련’에 모든 에너지를 쓰고 있다. 진짜 가서 수리야만 하고 와, 라고 내 자신에게 거짓말을 쳐가면서.
그 자리에, 매트 위에 everyday show up 하는 것이 요즘 나의 목표?다.
다짐한지 얼마 안됐지만, 그 다짐 이래 한 번도 수련을 빼먹지 않았다.
지각은 너무 잦아졌지만 ㅠ
만트라 한 날이 손에 꼽을 정도다 ㅋㅋ
그래서 9시반이면 슬슬 졸려온다.
5시40분 알람에 일어나기 때문이다.
(물론 십분 단위로 더 더더더 자서 지각한다.....)
수련을 안정화하는 것을 통해 생활을 안정화하고 싶다.
사실 수련하고 9시전에 수련 끝내고 곧장 작업실로 와서 작업하고 6시반 버스 타고 집에 가는 생활을 하고 싶은데
아직 잘 못하고 있다.
4월 수련 올클리어하면 나 자신에게 무슨 상을 줄까? 이런 생각을 해보고 있다.
아 그래서, 요즘은
선생님과 조금 독립된? 기분이 든다.
선생님이 나 보나 안보나 이런 것을 신경 안쓰진 못하지만
전보다 덜 신경쓰게 되었고.
수련할 때 사실 전에는 앞사람 옆사람 뒷사람 수련 어떻게 하는지, 속도가 어떤지 속으로 평가도 하고 경쟁도 하고 따라하기도 했었는데 (따라하기로 배우는 것도 물론 있었지만 내 수련에 집중도가 낮았던 듯)
요즘은 주변이 잘 안보인다. 그래서 누가 왔는지 어쨌는지도 잘 파악을 못한다.
그래서 조금 자유로워진 것처럼 느껴진다 요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