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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12.29 20131229
- 2013.12.22 20131222
- 2013.12.18 high art, lisa cholodenko
- 2013.12.09 12월 사진
- 2013.12.09 2013 올해의 뿅뿅
- 2013.12.09 과연 친구가 될 수 있을까
- 2013.12.07 안녕 이제 마지막인가
처음엔 사랑이란 게 참 쉽게 영원할 거라
그렇게 믿었었는데 그렇게 믿었었는데
나에게 사랑이란 게 또 다시 올 수 있다면
그때는 가깝진 않게 그다지 멀지도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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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지키고 네 마음도 지키고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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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storyM에서 작성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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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종종 내가 탄로날까봐 두렵다. 나는 나를 좋아하지만, 나를 피곤해하거나 무서워하는 사람도 있으니까.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쌓아두지 않으려고 꼬박꼬박 말하고 있는데 되려 그것이 더 피로한 일이 될까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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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무 태평해서 그런가. 예를 들어서, 책이 어떨 땐 잘 안 읽힐 때가 있잖아. 그러다가 어떤 날엔 화장실에서 딱 펼쳤는데 잘 읽힐 수도 있고. 책이 잘 안 읽힐 때는 그냥 오늘은 잘 안 읽히나보다 하는 거지. 이게 왜 안 읽힐까 하고 고심하기보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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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어떻게 이런 사람이 다 있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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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나도. 옆에 있으면. 좋은 기운 같은 게 느껴져서 좋아. 다만 나의 지랄맞은 성격이 걱정일뿐.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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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증산도스러운 사람을 만났다. 사실 거리에서 말을 거는 사람은 엄청 많다. 하지만 최근 5-6년간 그런 사람에게 말 한마디 내어준 적이 없었다. 헌데 그 분이 말을 잘 해서인지 뭔지 몰라도 오늘은 커피를 (심지어) 사주러 탐앤탐스에 갔다. 나는 아무래도 '열려있어야 한다'는 강박이 있는 것만 같다. 뭐 어쨌든 처음엔 호기심에 이야기를 들었는데 나중에 지루하고 지치고 피곤했다. 말이 멀어지는 느낌이 들자마자 딱 끊고 저는 이만! 하고 나왔다. 마지막까지 나에게 뭘 더 털어보려고 하는 태도 때문이었는지 카페를 나서서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데 그냥 무서웠다. 약간 눈물이 나려고 할 정도로 무섭고 기분이 이상했다. 따라올까봐 두려웠던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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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 art, lisa cholodenko
i haven't slept with lucy.
you working up to it?
i don't know.
i think you have to start knowing.
i can't do this anymore.
너무 슬퍼.
서로에게서 무엇인가를 보고 끌리고 반짝이고 주의를 기울이고 발견하고.
그러다 이내 다른 곳을 보게 되는 눈동자.
i wanted to get high with you.
i don't think i want to this weekend.
no?
no.
okay.
i mean i don't want to do that with you all the time.
okay. we don't have to.
i mean i don't want that to be our only connection.
it's not our only connection.
i don't want it to become like that.
i want u to keep ur account.
i don't want your money.
well i'm not just gonna abandon you g. i wouldn't do that.
what r u doing then? u just kick me out. what am i suppose to do now? get on a plane and go back?
no you don't have to go back, i understand. ur life is here.
no it's not. i don't have a life here. i came here to be with you so that you could have a life here. i had everything in berlin. i had a great career.
career? greta f is dead, okay? you didn't have a career after that.
you are so spoiled. you are spoiled and selfish and you think the whole fucking world revolves around you. that's what you r. u never work for anything.
2013 올해의 뿅뿅
올해의 여행 : 교토
(다카도 매우매우 중요한 일이었지만 '여행'이라고 생각하면 단연 교토. 숙원사업이었던 혼자 여행하기를 훌륭하게 소화했다는 점에서 매우 뿌듯했고, 교토라는 도시가 주는 편안함이 인상 깊다. 사실 먹는 것, 보는 것이 다 좋았던 특이한 곳.)
올해의 영화 : 위대한 개츠비
(영화관에 가서 처음부터 끝까지 잤던 영화는 처음이었다. 야작하고 영화관 가지 않기. 좋았던 영화로 생각해보자면 베로니카의 이중생활.)
올해의 앨범 : 투도어시네마클럽 시드니 라이브 앨범
(8월 이후부터이긴 하지만, 지금까지도 무한반복으로 이 앨범만 질리지도 않고 듣고 있다. 다프트펑크나 베이비쉠블스, 프란츠 등 쟁쟁한 앨범들 사이에서 홀연히 빛나는 음악. 사랑한다 2DCC)
올해의 전시 : 에르메스 미술상
(이게 조금 웃긴 게, 이건 정말 별로여서 올해의 전시다. 나에게 제일 큰 멘붕을 안겨주었다. 미술을 왜 하는지,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 만큼 진부하고 구린 전시였다.)
올해의 책 :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박준
(매우 오랜만에 구입한 시집. 그리고 매우 오랜만에 '읽을 수' 있었던 책. 차분한 마음으로 글자들이 겅중겅중하지 않은 채 읽을 수 있었다. 몇 년만인지 모르겠다.)
올해의 작가 : 오인환
(어렵다. 후보로는 양혜규 오로즈코 이미혜 재닌안토니 등이 있었지만.)
올해의 안주 : 코코넛
(다카대 정원에서 주워온 코코넛을 인도산 칼로 슥슥 잘라서 먹었다.
마치 고등학생 때처럼 스릴이 넘치던 술자리!)
올해의 짝사랑 : 뀨
(혼자 불타올랐다가 혼자 시들시들 흥미를 잃어 죄송요. 그치만 즐거웠다..!)
올해의 음식 : 사바즈시
(먹고 싶다 사바즈시 엉엉. 네기우동도 세가지팥떡도. 먹으러만 가고 싶다 교토.)
올해의 카페 : 디엔에이
(아메리카노, 모카, 아이스카푸치노. 그외엔 사실 안 먹어봄.)
올해의 음료 : 카모마일
(원래 카모마일 싫어한다. 근데 가을에 언니가 스위스에서 사다준 카모마일을 감기 때문에 먹다가 제법 즐겨먹게 됐다.)
올해의 공연 : 슈퍼소닉 투도어시네마클럽
(프란츠도 좋았지만은 난 2DCC)
올해의 동네 : 석관동
(엉엉)
올해의 드라마 : 없음
(너의 목소리가 들려, 미래의 선택도 열심히 봤다. 다운튼애비도 괜찮았다. 근데 딱히 상줄만한 건 없다. 그나저나 어제 솦의 말이 마음에 남았다. 드라마를 열심히 보는 걸로 내가 왜 힐난 받아야 하는 건지 전혀 이해가 안된다!)
올해의 웹툰 : 수업시간 그녀
(실은 이것밖에 본 게 없다)
올해의 발견 : 내가 김치를 좋아한다.
(이것은 아주 놀라운 일이다. 먹을 때마다 놀라곤 한다.)
올해엔 책을 많이 샀다. 읽지는 않았다.
올해는 좀 팍팍하다. 다양했던 카테고리에 채울 말이 없다.
그래도 인간관계에 있어서, 한동안 뜸했던 사람들과 자주 보게 된다거나 다시 연락이 닿는다거나 하는 일이 많아서 흥미로웠던 한해. 그리고 물론 입학하면서 새로운 사람들을 무진장 많이 만났다.
그리고 어떻게든 하면 된다는 뭐 그런 부정적인지 긍정적인지 하는 믿음을 재확인하는 해였다.
겨울 석모도
봄 안동포항
여름 교토 다카 싱가폴
과외도 많이 했네 진짜 채ㅇ, 주ㅎ, 예ㄹ, 기ㅍ
몸무게 4-(심할 땐)6키로 증량!!!!! 미쳤다엉엉
과연 친구가 될 수 있을까
나와 성격이 어떠한 면에서 유사하다고 느껴지는 사람을 발견하면 내심 반갑다. 하지만 딱 그만큼 더 조심스러워진다. 겁이 많고 소심해서 천천히 느릿느릿 다가가야 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니까. 내 생각에 나는 좀 모난 성격을 가지고 있다. 가리는 것도 있고 쓸데없이 고심하거나 망설이는 부분도 많다.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지 못한다.
근래에 나랑 비슷한 것 같은 사람을 두 명이나 발견했다. 궁금하고 친해지고 싶은데, 역시나 어렵다. 덕분에 나는 나의 가장 큰 방어이자 핑계인 '귀찮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 사실은 그런 사람들을 발견하여서 조금 기쁘기도 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또 걱정하고 있다. 나만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 같아서. 상대는 알아차려주지 않을 것 같다. 내가 자기랑 비슷하다는 걸, 또는 내가 다 알아차리고 있다는 걸. 그래 나는 늘 상대방을 이런 식으로 무시한다.
언제 어디서나 수수께끼를 내고 있다. 습관적으로, 암호처럼 흩뿌린다. 나를 알아차려 주세요. 내가 다 말해주고 나서 알아주는 것은 '진짜' 알아주는 것이 아닌 것만 같다고 말했었다. 진짜 알고 진짜 이해받기를 엄청 바라고 있는데 그런 일을 해주는 사람은 거의 나타나질 않는다. 그것보다도 나에게 이 문제가 왜 이렇게 중요한지를 생각해보는 일이 더 필요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사실은 없던 일로 하고 도망치고 싶을 정도로 겁이 나는데, 어쨌든 힘을 내어 용기를 내어 씩씩하게 약속한 시간에 서 있어야지. 지난 금요일에도 도망치고 싶었지만 꾹 참았잖아. 그래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니까, 이번에도 잘 될 거야 라는 인과관계 하나 없는 믿음으로.
목요일 오후 세시. 힘내자.
안녕 이제 마지막인가
자꾸만 다른 곳으로 달려나가는 생각을 다시 무대에, 다시 이곳에 붙들어두려고 노력했다. 오늘 낮에 떠올렸던 작업 아이디어를 어떻게 발전시킬 건지, si이랑 화해를 할 것인지 말 것인지, 공연 직전까지 문자를 주고받고 있던 c와는 언제 만날 건지, 갤러리에 내 사운드 작업들은 제대로 오류없이 재생이 되고 있을지. 생각뿐만 아니라 정신도 붙들어야 했다. 입안의 살을 이로 물어보기도 하고 눈썹아래 뼈를 손가락으로 꾹꾹 눌러보기도 했다. 하지만 계속해서 늘어지고 잠에 빠져들어서 당혹스러웠다. 내가 수면부족이어서 그런 거야. 내가 마음이 떠나서 그런 거야.
근데 정말 그런 건가.
얇은 막이 있는 기분이었다. 저들은 저어어어어기서 자신들의 연주를 하고, 나는 여기 무대밖에 있다. 무대와 관객석에는 각기 다른 세계의 시간이 흐르는 것 같았다. 그 막을 뚫고 나와 주었으면, 내가 가장 첫곡부터 줄곧 중얼거렸듯, 나에게 와서 '닿기'를 바랐는데 마지막까지 그 소망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실패.
어제는 뭔가 위태로운 느낌이 있었다. 지휘자를 보지 않고 혼자 연주하는 오케스트라 같은 건가. 뭔가 합이 안 맞는다는 느낌. 뭔지 모르겠지만 무너지는 걸 보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첫곡 부를 때, 오 오늘 목상태 나쁘지 않다, 고 생각했다. 보컬도 연주도 그냥 평타는 친다고 생각했다. 근데 안 들려. 안 와. 닿지 않는다. 보통은 유심히 듣는 편이고, 특히 이들의 공연에서는 늘 찰랑찰랑하는 기타에 매료되곤 했었다. 어제는 부러 집중하려고 기타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귀를 기울여도 아무것도 없었다. (공연중에는 그런 생각도 했다. 내가 한국 밴드의 공연을 보는 것이 4년 만이다. 무슨 사대주의처럼 들릴 것 같아 걱정이 되긴 하지만, 영국 밴드 애들과는 기본적인 차이가 있는 것일까 라는 생각을 했다. 근데 또 이들을 그런 '실력'이나 '기교'로 보고 들으러 가는 건 아닌데 말이다.)(+ 아 psb 공연 생각도 났다. 슈퍼소닉에서 느꼈던 그 '벙찜'. 노래도 잘 하고 의상도 멋지고 무대 디스플레이도 와와 할 만 한데 닿지 않는 느낌. 늙은 문제인가. 그렇게 생각하면 너무 슬프고 굴욕적이잖아.)
생각해보면, 꼭 빼어나게 잘 빠진 무대여야만 뭔가를 느낄 수 있었던 건 아니었다. 그래서 떠올린 단어는 진정성. (이 단어만큼 쓸 때마다 망설여지고 오글거리는 게 없다만, 가끔 대체불가능한 존재로 나에게 나타날 때가 있다.) 설령 못하더라도 진짜로 하면 그게 느껴지기 마련이라고 나는 믿는다. 그런데 뚫고 나오는 게 없었어. 솔직히 단 한 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