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오지 않는 날들이 많아졌다.
머리가 베개에 닿으면 바로 잠든다는
내 평생의 자랑이 무너진 2017년이네.
할 일이 이렇게나 많은데
지난주는 왜 그리 여유롭다고 아팠을까.
친구들도 다 너무 바빠서 도움도 청할 수 없다.
전시를 치뤄낼 때마다 나는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나 싶다.
이번에는 진짜 진짜, 이것만 무사히 끝나면 한숨 돌릴 수 있을 것 같다.
머릿속에
챙겨야 할 것
사야 할 것
내일 돌아다녀야 할 동선
일의 순서
손님 챙겨야 할 것
등등등이 둥둥 떠다녀서 잠에 들 수가 없다.
차라리 불을 켜고 일어나는 게 나았을까.
'salut'에 해당되는 글 49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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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보지 않았으면 이걸 해서 좋았을지 별로였을지 몰랐을 거 아니야."
누구였더라. 요즘 기억력이 너무 안 좋아서 여러 가지 일들이 이미지로만 남아있다. c였던가 ch였던가 jh이었던가. 맞는 말이라 생각했고 의외의 사람이 의외의 말을 하는구나 라고 생각했다. ㅍㅍ에 대해서.
안 해서 후회하는 것보다 해서 후회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 사실 내가 살아온 방식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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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는 다 나은 것 같지만
후비루와 가래 콤보에
가래를 뱉는 법을 배우지 못한 나는 고통의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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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오라 하지 않았는데
친구들이 있는 동네로 가는 비행기표를 알아보거나 한다.
위스콘신이라든가 뉴욕이라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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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콩두유. 왜 그렇게 맛있지. 달지도 않은데 마실 때마다 감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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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일정 4/6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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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에 걸리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관리를 하는 생활이 지속되고 있다.
발표를 하고 나면 헛헛한 기분도 지속
모르는 사람들 만나는 게 힘든 것도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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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겨우 넘어오고 있지만 그래도 이번 11월은 완벽한 스케줄링의 실패다.
시동이 걸리면 끄고 다른 일의 스위치를 올려하는 일의 연속. 뇌가 팽글팽글.
그 일을 세 번째 하려니 시동이 자꾸 안 걸린다. 자꾸 오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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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없을 예정이던 내년에
잠시 섬에 다녀오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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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은 자꾸 동료가 없이 붕 뜬 것만 같아서 외롭고 낯설고
좋은 일들이 주어져서 감사함과 동시에 조금 버거운 한 해가 아니었나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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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주 전에 새로 생긴 집앞 카페가 마음에 든다.
오랜만에 커피를 마시고서 '맛있다'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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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있어서 예술은 역시 구원 또는 아름다운 것을 보고싶다는 단순한 욕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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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만 넘기면, 그 이후의 일들은 간단하다고 해야 하나 쉽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닥치니 또 그렇지가 않다. 매번 이렇게 어렵고 힘들어서. 좋아한다.
그러면서 매번, 그래 고통스러워야 작업하는 맛이 나지, 하고. 마조히스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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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하반기에 가장 염려하던 세 개가 끝났고, 이제 세 개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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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위기 계속해서 갱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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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끝이 있다는 것은 행복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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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작더라도
코딱지만한 반짝이는 순간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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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는 반드시 조용히 차분히 충분한 시간을 들여 천천히 작업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
그렇게 될 것 같지만.
제작의 순간은 그래도 늘 재미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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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래왔던 것처럼 잘 해낼 거야
라는 말은 위로가 되지 않는다.
딱히 위로를 찾는 것도 아니었지만.
오히려 어제 잠깐 만난 같은 처지의 친구와는
별 이야기도 안 했는데 마음이 참 편하더라
'세상에서 내 불안을 이해하는 건 너뿐이야' 성토대회
어제도 오늘도
동료들이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생각
밖에서 만난 사람들은
(내가 그런 걸 직접 겪어본 적은 없지만)
'회사 사람' 같아서 긴장하게 된다.
이런 말 해도 되나 하는 생각이 늘 따라붙어서
결국 아무 말도 안 하게 되거나
말 해놓고 후회하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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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에 추천받은 책을 2년 동안 예스24 장바구니에 넣어놓고 몇 번이나 살까말까 하던 중 충동구매.
재미있다. 좋은 책들이다. 일찍이 샀더라면 도움이 되었을까. 글쎄 잘 모르겠다. 지금 딱, 읽어야 하는지도 모르는 책들이다.
조금 더 일찍이었다면 별로 공감하지 못하거나 이해하지 못했을지도. 지금도 뭐 잘 이해하지 못하지만. 역시 좀 똑똑해지고 싶네.
다만 이미 6-7년 전에 출간된 책들인데 아무것도 모르다니 역시 나는 바보같다. 그 정도 시간이면 더 이상 동시대도 아닌데.
포스트드라마 연극 그리고 현대공간과 설치미술.
대화가 지루하면 너무 싫지
사실 일본에서 한국인으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여자로 남자를 상대하는 일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지금, 일상적으로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는 문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물러설 수 없는, 물러서면 안 되는, 내가 더 똑똑하게 입장 정리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그렇지 않으면 지금껏 싸워온 역사를 배반하는 것이 되고 그 시간을 배반하는 것이 되고 수많은 사람들을 배반하는 것이 되는 듯한 느낌. 너희들이 그간의 역사를 모르고 있다는 것을 보고 그것을 최대한 알기 쉽게, 그러나 신경에 거슬리지 않게 설명하는 나를 발견하고, 그런 설명을 해야 하는 상황이 달갑지 않게 되고 피곤하게 되고. 설명하는 와중에 문득 드는 생각은, 이걸 내가 왜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어야 하지? 이 정도는 네가 공부하면 안되겠니? 그래서 사실은 대한민국이 얼마나 좆같은지 매번 느끼면서도, 외국에서 사는 수고스러움은 피하고 싶은 마음. 내 존재가 이 땅에 존재해도 되는 이유를 매번 증명해야 하는 삶은 얼마나 피곤했던지.
그리고 다시 나의 파트너. 사실은 이 사람, 수십년 간, 아니면 인생에서 몇 번 만나기 힘든 엄청난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 역시 좋은 대화에는 국적도 나이도 성별도 사는 곳도 언어도 관계가 없다는 것. 소위 말하는 '서양애들'이라고 해서 기본적인 인간에 대한 예의나 관심, 상대의 말을 들을 수 있는 능력, 자신의 사고를 돌아보는 능력이 있는 것은 절대절대절대 아니었기 때문에.
사실 야키토리집에서 심한.,말을 들었다. 농담식이었지만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고 아무래도 그랬기 때문에 이상하게 아무에게도 말을 하지 않은 말.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주인장에게 나를 더러 "영어도 한대~ 일본어도 잘 하는데"라고 말했을 때 그 주인장이 했던 말은 "그럼 한국은 옛날에 일본이었는걸"이었다. 그건 다소 생경한 굴욕감이었는데. 그 이후에 그 집엔 한 번 더 갔다. 편안한 분위기가 좋기 때문이고 야키토리와 생맥주가 맛있기 때문이긴 한데 왜인지 굉장히 진 것만 같다.
그날 카운터석에 앉은 다른 아저씨들 중, 전쟁 당시 일본의 여성들도 미군에게 폭행을 당했다. 우리는 그걸 가지고 말하지 않는다. 근데 왜 한국은 일본에게 그러느냐 라는 말을 했다. 그땐 너무 황당+당황했고, 주인아저씨가 정치, 종교 얘기는 하는 것이 아니라고 해서 넘어갔는데, 생각할수록 웃긴다. 그 아저씨가 말하는 '우리'는 사실 일본남성이지. 제국주의와 맨은 역시 뗄레야 뗄 수 없다.,, 네가 뭘 아냐. 알려고도 하지 않는 주제에.
아무튼 마음에 쏙 드는 나라도 없을 뿐더러 존재증명해가면서 살고 싶지도 않고. 나는 어디서 어떻게 지내면 좋을지 가르쳐줄 사람..
+ 문득 뉴욕 한인클럽에서 본 못생긴 남자애들이 생각나네. 왜인지.
++ 애인이 독일에서 온 지인으로부터 생리컵을 사주었는데, 멋지다고도 하고 싶지가 않다. 그런 것으로 우쭐대게 하고 싶지 않은 비뚤어진 마음이랄까.. . . 어쨌든 다음달 생리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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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좋고 감사한데 조금 서울집에 가고 싶다. 이곳은 오래된 목조주택. 지금 내가 앉아있는 방은 14조 다다미. 이 방이 이 집에서 제일 크긴 하지만 암튼 이 방 외에도 1층에만 방이 두 개가 더 있고 2층에도 1층보다는 약간 작지만 제법 큰 방과 작은 방 두 개가 더 있다. 작긴 하지만 앞마당과 뒷마당이 둘 다 있고, 툇마루에 앉아서 맥주를 마시거나 담배를 필 수 있다는 점. 집이 오랜된 데에 비해 이상하게 혼자만 신식인 자동으로 온도와 수위를 맞춰 채워지는 깊은 욕조가 있다는 점. 이게 이 집에 대해 내가 좋아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주 오래되고 반년 동안 아무도 없었던 만큼, 매일 같이 각종 벌레를 마주한다. 거미, 모기, 파리, 벌, 앞마당의 콩벌레와 나비는 다 괜찮은데 매미만큼 큰 바퀴벌레는 정말 자꾸 봐도 적응이 안 되는 것이다. 목욕을 신나게 하다가 처음 발견한 이래, 2-3일에 한두 마리씩은 꼭 나타나는데 주로 화장실 근처에서 나타나서 화장실 가는 것을 자꾸 미루게 된다. 그 어디에서 봤던 것보다 크다. 처음엔 장수풍데이인줄. 오래된 일본 목조가옥이라 바람이 불면 창이 흔들하는 소리가 난다. 밤에는 이 큰 집에서 혼자 자는 것이 무서워 팟캐스트를 엄청 작게 틀어놓고 잤다. 오늘은 아침에 자고 내려왔는데 대문을 열고 누가 들어왔다가 다시 나간 것 같은데, 도대체 왜. 현관문이 반투명이라 하얀 옷과 하얀 모자를 쓴 사람의 실루엣을 분명히 봤는 걸, 대체 무엇일까. 내일은 서울집에서 잔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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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무리 놀고 있는 공간이라 하더라도, 아무런 조건 없이 작업공간 및 숙식공간으로 이 집을 내준 교수님이랑 이틀에 한 번 꼴로 각종 먹거리와 생활 필수품을 들고 찾아오는 파트너님, 일 끝나고 늦게 와서 놀아주고 쉬는 날엔 와서 같이 철물점에 가주는, 여기서 90키로 떨어진 곳에 사는 친구. 내가 하는 일이 뭣이라고 이렇게. 늘 감사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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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카츠키도의 과테말라
행복감이라는 것에 대해
새삼 생각하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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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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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바집에서 본 창문.
밖에 있는 단풍나무의 일부분이 보이도록 창문이 딱 그 자리에 뚫려있는데
창문이 그림 같다. 그런 감각을 느끼면서 집을 만든다는 것에.
그걸 appreciate하며 창문을 그곳에 만드는 게 진짜 새삼스럽게. 내가 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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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하늘차 라는 카페의 주인
학교에서의 요가 선생님 느낌이 나기도 하고.
굉장히 환대해주어서 기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