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
그러고 보니 지난 번 전시를 하며 다짐했던 것을 이루었다.
전시 오픈하고 한 번도 전시장에 안 가기.
일부러 그러려고 했던 것은 아닌데 오프닝날 가고 오늘이 전시 마지막날이 되었다.
_
결국 잠을 삼십분 정도 잤다.
걱정이다.
_
요즘 옆방을 쓰는 친구들은 화장실을 아주 오래 쓰고 공교롭게도 내 생활패턴과 많이 겹쳐 여간 스트레스가 아니다. 이제 이 생활도 그만 두어야겠다.
_
물 들어올 때 노 젓다가
팔이 빠져
꼬르륵 할 것 같은 두려움에
피릿피릿
종말을 기다리는 사람처럼
티비와 영화를 엄청나게 본다
_
넷플릭스 한 달 무료 이용 후 고민하다가
친구가 왓챠플레이도 한 달 무료라고 해서 우선 갈아탔다.
세세한 점에서 왓챠 쪽이 편하다.
나에게 있어선 일본드라마가 많다는 점이 좋고, 영상을 볼 때 화면 밝기, 볼륨, 앞으로 가기, 뒤로 가기가 간단하게 조작되는 점이 만족스럽다.
기분탓인지 모르겠지만 넷플릭스보다 취향분석도가 높은 편인듯 하고.
넷플릭스는 그들의 최대 강점인 넷플릭스 오리지널이 딱히 내 흥미를 끌지 못했고 월이용료가 왓챠보다 비싸다는 점이 좀 그렇다. 그리고 한국 컨텐츠의 제목도 영어로 표기되어있다는 점도 불편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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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바심이 난다.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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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08.19 20170819
- 2017.08.19 Ghost world 2000
- 2017.08.17 카레우동
- 2017.08.15 서점에 서서,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박준
- 2017.08.15 사람 만나는 일
- 2017.07.21 20190721
- 2017.07.19 20170719
- 2017.07.19 전시
- 2017.06.17 위스콘신
- 2017.06.17 20170616 nyc
Ghost world 2000
virgin suicide 같은 느낌이 나는 영화.
거기에도 스칼렛요한슨이 나왔던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오늘 하루종일 자고 9시부터 활동을 시작해 지금까지 잠이 안 와. 내일 아니 몇시간 뒤 수업도 있고 또 오후엔 중요한 일정도 있는데 왜 이러는 것인가.
그나저나 제목 번역이 이상한 것에 스칼렛 요한슨 많이 나오네..
ghost world ->판타스틱 소녀 백서
virgin suicide->처녀자살대소동 ?
vicky christina barcelona->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
lost in translation->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지난주 일본에서 사온 20엔짜리 우동면을 30초 간 삶고, 5월에 만들어둔 카레를 해동시켜 냄비에 끓여 카레우동을 해먹었다.
카레에서 조금 신맛이 나는 것 같았고 우동포장지에는 유통기한이 8월 13일까지라고 되어 있었지만 그냥 잘 먹었다.
같이 사온 짬뽕면은 11일까지던데 왜 유통기한 따위는 체크하지 않은 걸까.
20엔이면 면을 사고 100엔이면 낫또를 살 수 있는데. 마트에서 그럭저럭 어떻게든 한끼를 해결할 방법은 많은데. 이런 걸 생각할 때마다 서울에 사는 이유를 잘 모르겠고. 그렇다고 특정한 다른 곳에 살아야 하는 이유도 없기 때문에 그냥 여기에.
뉴욕이라면 살아볼 수 있을까. 모르겠다.
서점에 서서,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박준
박준 산문집
돈을 열심히 버는데도 늘 돈이 없어 고민하다 안 사고 나왔다.
언젠가 선생님은 걔 몇년생이니. 왜 80년대에 태어난 애가 옛날 사람처럼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하셨다. 그 말을 듣고 난 뒤 왜인지 거짓부렁이나 허세처럼 느껴져서 다시 박준의 시집을 읽지 않았다.
2012년 이후 나는 한동안 책을 읽지 못했다. 그래봤자 이삼년이려나. 글자 위를 눈알이 겅중겅중 뛰어다니기만 해서 글을 통 읽을 수가 없었다. 집중을 할 수 없었다. 그러다가 처음으로 읽을 수 있었던 게 박준의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오랜만에 산문을 읽으니 처음 그의 시를 읽었을 때와 같은 느낌이 난다. 별 것 아닌 말에, 툭 치면 후두둑 할 것 같은 느낌.
다음에 돈이 들어와도 곧장 빠져나가지 않게 되면 사고 싶네 이 책.
1.
기본적으로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은 힘들다.
2.
오랜만에 만나는 일도 힘들다.
3.
여럿이서 만나는 일도 힘들다.
4.
금요일에는 마음껏 지낼 수 있는 친구들과 진창 놀았다.
술을 잔뜩 마시고 비틀 거려도
목이 쉬도록 노래를 해도
엉망진창으로 춤을 춰도 부끄럽지 않은 애들.
여느때와 같이 합숙으로 마무리.
5.
토요일에는 집들이에 갔다.
자주 보는 친구들도
졸업 후 처음 보는 친구들도
몇 개월만에 보는 친구들도 있었다.
힘들었다.
사람이 많았고
오랜만이어서 유체이탈.
6.
작업실에선 가급적이면 사람을 만나고 싶지 않다. 내 방에 들어와 한참 앉아서 수다 떠는 것만큼 곤란한 일이 없기 때문이고 아직 그곳의 사람들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복도에 인기척이 들려도 나는 방에 없는 척 한다. 공용휴게실에 가야 할 때면 사무실 문이 닫혀 있기를 바라면서 살금살금 내려간다. 가끔은 일부러 출석부에 동그라미도 안 그린다. 동그라미를 보고 찾아오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기계는 써야 하고 그럼 소리가 나고 금방 들통이 나버린다.
7.
마음 편히 지낼 수 있는 소수와 어울리는 것을 좋아했던 것 같기도 하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8.
그렇지만 어떤 연이 닿는다는 것은 멋진 일이라 생각한다.
9.
전시오픈 때 퍼포먼스를 하고 나서, 택배로 책을 받았다.
2014년에 함께 스리랑카에 갔던 친구(라는 말이 왠지 어색한 친구). 어쩐지 누군가를 연상시키는 사람이었는데. 동갑내기임에도 불구하고 보름을 꼬박 내내 같이 지내면서도 서울에 돌아올 때까지 서로 존댓말을 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어느 누구도 말을 놓자고 제안하지 않았던 기억.
가을에는 그 친구가 지하의 커다란 공간을 빌려 작업하던 것을 보았다.
가끔 길에서 마주치면 인사를 했다.
언젠가는 지하 강의실에 잔뜩 쌓여있는 그 친구의 짐을 우연히 보기도 했다. 연필로 칸을 네 개씩 그려놓은 A4사이즈 아크릴용 종이를 보았다. 그건 아주 많았다. 빈칸인 종이도 많았지만 이미 그려진 종이는 더 많았다. 색채 실험 또는 풍경? 휴대폰 빛으로 그림을 한 장씩 들춰보며, 와 정말 많다, 고 생각했다. 작업은 이렇게 열심히 많이 해야 하는 구나, 라고 생각했던 것도 같다. 나는 삼학년이었던가 이학년이었던가.
다음 해엔 개인전 소식을 들었다. 제법 유명하다고 해야 할까, 그런 대안공간에서. 역시 그렇게 열심히 하더니 잘 되었다고 생각했지만 가보지는 못했다. 아버지의 차라고 했던 검은 소나타를 탄 그 친구를 마주쳤을 때 축하한다고 했다.
현관문에 우체국택배 쪽지가 붙어 있었다. 택배로 무얼 시킨 적이 없는데 하고 의아해하며 다음날 책을 받았다. 지하 강의실에서 보았던 그 그림들이 담긴 책. 그리고 짤막한 텍스트들의 모음집. 잘 받았다, 나에게 보낸 이유가 특별히 있는지 물었더니. 그냥 그때 너 퍼포먼스 하는 거 보고 엄청 좋았어서 나도 그냥 보여주고 싶은 기분이 들어서 ㅎㅎㅎㅎ
몇 주가 지나 지금 갑자기 책을 다시 펼쳐 보았다. 그림책을 한 장씩 찬찬히 보고 텍스트를 하나씩 읽기 시작했다.
왜 보여주고 싶었는지 알겠다.
좋다.
좋은 작업을 보면 참 좋다는 것을 새삼스레.
10.
사진도 묵혀두고
관계도 묵혀두고
11.
5년 전에 알고 지내던 사람에게서 아주 오랜만에 연락이 왔다. 2년 만에 잠시 귀국한다는 소식.
1.
이틀 전인가부터 왼쪽 무릎도 이상하다. 오른쪽 무릎의 증상이 그대로 옮겨간 것 같은 느낌이고, 오른 무릎도 여전히 상태가 아주 안 좋다.
2.
전시 때마다 챙겨서, 맞춰서 찾아와주는 친구들이 고맙다.
이번엔 다른 전시들보다 빨리 준비가 일단락되어서 즐겁게 한 잔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오프닝이 얼추 끝나자 너무너무 피곤해졌다. 아무래도 긴장했던 모양.
나는 모르는데 나를 아는(나의 얼굴과 이름을 아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작가병 걸리겠네.
3.
어제는 아침 10시-12시 과외비스무리한 것, 12시반부터 c의 전시 철수를 도와주고 2시에 c가 참여한 전시 작가들과 큐레이터와 같이 점심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고, 4시반에 차를 빌려서 학교로 옮길 짐을 싣고 옮기고, 6시에 차를 반납하고, 7시에 서울역에 도착, 후다닥 햄버거를 먹고 7시반에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연극을 보고. 끝난 게 아니다. 10시에 차를 빌려 c의 집에 가서 락쿠락쿠를 싣고, 학교에 가서 내 짐을 싣고 양주로. 12시반 귀가. 집에 있는 선풍기가 고장나서 다시 나와 편의점을 다섯 군데 돌아다니며 미니 선풍기를 찾아다님. 1시반 재귀가. 오늘 아침 5시45분 기상. 힘겹게 요가를 왔는데 무릎이 너무 아파서 당황스럽.
1.
많이 먹는 것
가끔 잠을 못 자는 것
짧은 동영상을 아무 생각없이 마구 보는 것
2.
수련.
여전히 양 발목과 오른무릎, 왼손목, 왼어깨, 왼쇄골이 이상하고 일상적으로 아프지만 놀랍게도 수련은 아주 조금씩 진보중. 가르바도 이제 레깅스 안 걷어부치고 물뿌리개 안 써도 왼손 턱받침할 수 있고, 오늘 숩타는 오랜만에 혼자 캐칭. 시르사사나도 안정적. (어깨를 넓게를 생각하니 잘 되었던 것 같다.) 우티타파당구쉬타사나도 한 번에 훅 올라오는데. 저 이제 다음 아사나 언제 받아여 하고 또 욕심이 스멀스멀.
3.
티비에는 남자 밖에 안 나오고
티비에는 늙은 남자가 너무 많이 나오고
티비에는 다 똑같이 생긴 집이 너무 많이 나온다.
+ 김희철? 짧은 영상들을 보다가 김희철 집이 나오는 걸 봤는데.
이상하게 다른 수많은 프로그램에서 연예인들 집이 나올 때보다도 벙찌는 느낌이 들었다.
돈이 저렇게 많고, 저렇게 젊고, 저렇게 예쁘게 생겼는데
왜 저렇게 취향이 후질까 - 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취향이 후져서 너무 슬펐다.
그 많은 돈을 가지고 왜 집을 저렇게 해놓고 사는 걸까. 저 사람의 시각은 무엇일까 라는 고민.
4.
안 가려고 했던 유럽이 가고 싶은데. 시간이 너무 없네. 너무 그것도 너무. 열흘 뺄 시간이 없다. 비지니스 성황중 그러나 스틸 노 머니. 왓이즈디스라잎?
전시 오픈.
벌써 네 번째가 되었다. 학교 나와서 하는 전시. 그 사이 세 권의 책이 나왔고 오늘 전시 책도 곧 나올테다.
미팅을 한다.
작업을 고른다.
계약서를 쓴다.
포트폴리오와 cv 등 보도자료를 위한 자료를 보낸다.
작품가를 알려준다.
지급을 위한 서류를 보낸다.
글을 보낸다.
사진을 보낸다.
설치 공간 협의를 한다.
운송일정을 맞춘다.
작업을 보낸다.
설치를 한다.
장비 설치를 한다.
조명을 단다.
오픈.
사진 촬영을 한다.
책이 나온다.
철수 일정을 맞춘다.
철수.
작업이 운송된다.
조금 더 친절한 곳이 있고, 편한 곳이 있고, 모든 걸 내가 해야 했던 곳도 있지만. 작업을 보여주기 위해 같이 힘써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 함을 + 그와 동시에 내 작업을 가장 잘 알고, 가장 신경쓰는 사람은 나 뿐이라는 것을 늘 새기며. 이번에도 다소 진상처럼 귀찮게 끈질기게 하나하나 다 체크.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손을 벗어나 잘못되는 일들이 비일비재. 특히 printed matters.
아주 조금 프로세스에 익숙해졌고, 올해 초보다는 확실히 덜 당황하고 있다. 그러나 물론 여전히 긴장한다.
하반기, 죽지 않도록.
물 들어올 때 노젓다가 팔 부러질 것만 같다.....
내가 지금 이 순간을 꽤 오랫동안 소중히 기억하겠구나 라는 것을 그때 그 순간에 직감하는 일이 가끔 있다.
지금이 클라이막스구나 하고 선험적으로 알아차리는 것.
작렬하는 태양이 통유리로 들이치는, 아무도 없는 낮시간의 호텔수영장
적당히 뜨거운 월풀에 앉아 호텔에서 시간을 떼우는 주인공이 나오는 소설을 읽는다.
이따금 몸을 이쪽저쪽으로 돌려주며 뜨거운 햇빛을 살에 골고루 맞힌다.
땀이 비질비질 날만큼 더워지면 책을 덮고 차가운 수영장로 건너간다.
잠시 망설이지만 과감하게 푹 머리를 담그면 상쾌하게 시원하다.
몸 속의 뜨거움과 살갗의 차가움을 느끼며 물살을 가른다.
팔다리가 지칠 때까지 수영을 한다.
배스타월 사이에 끼워둔 휴대폰에서 언니네이발관과 검정치마의 신보가 나온다.
물 위에 누워 다리를 살랑살랑 흔드는 것마저 지겨워지면 다시 월풀에 몸을 담근다.
눈이 잔뜩 내린 도시의 호텔에서 시간을 보내는 주인공의 이야기로 돌아간다.
그리고 상기의 과정을 세 차례 반복.
20170616 nyc
_
현대미술 makes me sick and bored
눈알을 씻어내고 싶었던, 모마의 충격
_
_
검정치마 신보 좋다
오늘에서야 제대로 들었네
이래도 되나 싶게
적나라하게 정직하게 정확하게 사랑스럽네 사랑하고 있네
_
일이 끊이지 않는다
하는 일들이 다 잘 되고 있다
아직도.
그럴수록 사실 조금 무섭다
'생산'을 안 한지 너무 오래되었다는 불안감은 지속적으로 나를 초조하게 하고
서울로 돌아갈 시간이 가까워 올수록 배가 된다...
그리고 나는, 책상이 지저분해서 공부를 못하는 학생처럼
작업실 걱정이 제일 먼저 드는 것이다.
_
센트럴파크를 걸었다.
휘트니에서 구겐하임으로 가는 길에 가로질렀다.
이렇게 큰 도시 속에 이렇게 커다란, 오랜 나무들이 있다는 것.
아무렇게나 걸어도 꽤 오래 나무들 사이를 헤맬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내가 가로지른 거리가 가장 짧은 거리였다.
검정치마를 처음으로 제대로 들으며 걸었다.
이상하게 마음이 일렁일렁해서 눈물이 아주 조금 날 뻔 했다.
보고 싶다.
야 나랑 놀자 - 하고 시작하는 노래 가사를 손으로 적다가
이게 뭐여 청혼이냐 라는 생각이 들어, 자기검열....
+
몇 가지
_
_
어떤 여자애와 나눈 눈빛
_
누군가를 처음 만났을 때에는
우리는 상대를 기쁘게 해주고 싶어 안달이 난다. 카레빵.